정부가 해외건설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기업의 1분기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는 수주 양극화도 일어나고 있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건설 공사 건수와 수주액은 각각 156건, 61억787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실적(165건, 66억1890만 달러)과 비교하면 공사 건수는 3.6%, 수주액은 7.7% 각각 감소한 수치다.
1분기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0년 111억9673만 달러 △2021년 79억7594만 달러 △2022년 66억1890만 달러 △2023년 61억787만 달러 등 3년 연속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는 수주 텃밭으로 불리는 중동에서 성과가 크게 나타났다. 중동 수주 건수는 9건, 수주액은 12억4354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수주액 3억2068만 달러 대비 약 4배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 △리비아 7억9300만 달러 △사우디아라비아 3억353만 달러 △아랍에미리트 1억546만 달러 순으로 많았다.
태평양·북미 지역도 지난해 1분기 1354만 달러(13건)에서 올해 22억4924만 달러(26건)로, 수주고가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는 6181만 달러(18건)에서 6억3338만 달러(9건)로, 중남미 지역은 6489만 달러(22건)에서 8417만 달러(10건)로 각각 늘었다.
반면 지난해 선방했던 아시아 지역에서는 수주액이 급감했다. 1분기 아시아 공사 건수는 81건으로 전년 96건 대비 약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사액도 49억5312만 달러에서 18억807만 달러로 65% 줄었다. 특히 국토부가 직접 방문할 정도로 신경 썼던 인도네시아에서는 수주액이 지난해 21억9845만 달러에서 올해 1억240만 달러로 저조했다.
10대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수주액 양극화도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 중 삼성물산(23억3709만 달러)과 대우건설(13억9256만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61.06%로, 과반을 차지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 공사’(5억8918만 달러), 파푸아뉴기니 ‘액화천연가스(LNG) 기본설계(FEED) 작업’(244만 달러) 등 굵직한 사업들을 수주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수주고 14억1723만 달러를 기록했던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5831만 달러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현대엔지니어링은 7억6594만 달러에서 3478만 달러로, 현대건설은 3억2723만 달러에서 7177만 달러로 각각 감소했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1분기 내 수주한 공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수주 특성상 금액 자체가 크기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 몇 개만 수주해도 수주액은 많이 늘어난다.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목표치 35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남은 기간 실적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까지 해외수주 성과는 늘어난 목표에 비하면 부진한 속도지만, 주력 시장인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주를 앞둔 공사가 많아져 2분기부터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