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원ㆍ달러 환율이 15원 넘게 급락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이 외환스왑 거래를 맺은 영향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3원 내린 1310.4원에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에 따른 간밤 달러 약세 영향으로 전날보다 2.7원 내린 1323원에 출발한 환율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이내 반등해 오전 9시10분께 1327.0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기준 지난달 10일(1329.0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환율은 소폭 내려 1320원 중반대에서 움직이다가 오전 11시께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 스와프 소식에 10원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공단과 2023년말까지 35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왑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두 기관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급등하자 환율 안정을 위해 14년 만에 외환스왑을 추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했고, 이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 거래를 재추진하게 됐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늘려오면서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현물로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대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화스왑이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한은에 원화를 제공하고 한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달러로 해외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민연금이 한은에서 달러를 구해오는 만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지 않아도 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통화스왑으로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외환시장 불안정시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함으로써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 완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