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지급액을 인상하더라도, 그 대상을 취약계층에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가 12일 국회에서 개최한 ‘기초연금 발전방향에 관한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수완 민간자문위원은 “기초연금 급여 인상은 연금개혁과 패키지로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기초연금의 다른 개선사항들과 함께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점진적으로 40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으로서 소득계층별로 차등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국민연금과 역할 분담을 고려할 때 기초연금 발전방향, 무기여 연금으로서 수급자 선정기준인 ‘하위 70%’의 적정성, 기초연금 급여수준의 적절성,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간 제도적 정합성과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따졌다.
먼저 윤석열 정부의 공약 중 하나인 기초연금 인상(30만 원→40만 원)에 대해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인상하면 노인 상대빈곤율이 2021년 기준 37.6%에서 34.6%로 3.0%포인트(p) 하락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는 빈곤선 이하 노인의 소득을 빈곤선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소득수준, 즉 ‘빈곤갭’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급여 인상을 저소득층에 집중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수급 대상과 관련해선 노인 인구의 소득·자산수준 향상을 고려해 현행 ‘목표 수급률 70%’ 기준을 폐지하고, 하위 70% 노인(65세 이상)의 소득인정액을 선정기준액으로 삼은 현 방식을 ‘기준중위소득’ 일정 비율 이하를 선정기준액으로 삼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는 점진적인 수급 대상 축소를 의미한다.
특히 제도 간 정합성·형평성을 고려해 국민연금의 소득비례 부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기초연금 자체가 소득재분배 정책이므로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지고,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시 소득재분배 기능으로 인해 고소득층의 수익비가 1 이하로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기능이 명확하게 구별되므로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감액 폐지를 검토 가능하다는 게 김 위원의 견해다.
다른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 위원의 제안에 공감했다. 류재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목표 수급률 70% 기준을 폐지하고, 기준중위소득 등 노인의 소득·자산 수준에 따라 수급 대상이 점진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합리적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세대 노인들의 빈곤 문제를 고려할 때 그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급여 인상도 국민연금과 부정합, 제도적 모호함 등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다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대부분 의견에 동의했지만, 급여 인상에 대해선 “선거 과정에서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의 수단으로 원칙 없이 급여가 인상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