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의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해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한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확대한다고 했다.
G20 재무장관회의 등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블랙스톤·뉴욕멜론·골드만삭스 CEO들과 면담을 가졌다.
CEO들은 "최근 월가에서 한국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들어본 바 없다"면서 "한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국내 외환시장 대외개방 및 거래시간 연장 등의 한국 정부의 자본·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해선 한국의 자본·외환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경제 상황과 향후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논의했다.
CEO들은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등 최근 은행권 불안이 특정 은행의 자산·부채간 불일치(미스매치)에서 비롯된 문제로,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정책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함께 은행 신용공급 위축이 향후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국가부채 부담 증가와 국채시장 변동성이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추 부총리는 월리엄 로즈 전 씨티그룹 부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윌리엄 로즈 전 부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은행의 단기외채 만기연장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왑 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양국 경제·금융 협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추 부총리는 올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그간 로즈 전 부회장의 기여에 감사를 표하고, 양국 간 굳건한 신뢰와 협력이 우리 경제의 발전과 성숙의 토대가 되었던 만큼 향후에도 공고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핵심요소임을 강조했다.
이에 로즈 전 부회장은 "한국은 강인한 국민성 등을 바탕으로 과거 위기들을 모범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세계경제 분절화 등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방위산업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 확대와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시설 재배치가 한국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