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양호 4주기…대한항공 본격 비상 준비하는 조원태 회장

입력 2023-04-0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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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화물 사업으로 극복
경영권 분쟁 종료…사내이사 재선임
“아시아나 통합 위해 철저히 준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한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제공=한진)

올해 취임 4년 차를 맞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비행에 나선다. 취임 이후 각종 위기를 극복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조 회장은 국제선 재운항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세계 무대 데뷔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24일 자로 취임 4주년을 맞는다. 조 회장은 2019년 4월 8일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뒤 같은 달 24일 한진칼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 등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장은 취임 당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 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더 발전시키겠다”며 “현장 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가장 큰 성과로 코로나19 발(發) 경영난 타개를 꼽는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그는 여객기를 항공기로 개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급증한 항공 화물 수요에 대응하고,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2020년 영업흑자에 이어 2021년 1조4644억 원, 2022년 2조830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항공화물 운임의 하락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저조한 50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를 지나는 3분기부터 다시 실적 반등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 회장은 2020년 당시 대한항공 임원회의에서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주기료(항공기를 세워 놓는 데 드는 비용) 등 비용을 줄이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고 제안했었다.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휴자산을 과감히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용지 △서귀포 칼(KAL)호텔 △제주칼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왕산레저개발 △종로구 송현동 호텔 부지 등 △윌셔그랜드센터 등 사업성이 떨어지는 호텔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고 일부는 매각을 완료했다. 이 외에도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부문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등 전방위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최대 장애물로 꼽혔던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으며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2020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사모펀드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의 반대를 넘고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재차 경영권을 확고히 했다.

앞으로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끝내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를 출범하는 작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며 경쟁력 강화와 항공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EU, 일본 등 3개국 심사를 남겨둔 상태다.

조 회장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제는 회사가 예전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며 “ESG(사회·환경·지배구조) 경영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대한항공이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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