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적자 해소를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과 비용절감 등으로 2026년까지 총 28조 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전기·가스 요금 관련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한전과 가스공사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았다. 앞서 당정은 지난달 31일 당정협의회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누적 적자 상황을 고려해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정부와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여론 수렴과 정부·공기업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요금 인상을 보류한 바 있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총 28조 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는 비핵심자산 매각과 공급안정성 유지 범위 내에서 사업비를 투자하고 착수 시기를 조정하며, 고강도 긴축 경영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을 통해 2026년까지 각각 14조 원씩 총 28조 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할 예정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전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서 국민들이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구조조정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당정은 전기·가스요금 조정 시 파급 영향을 비롯해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소상공인들의 요금 분할 납부제도 조기 시행, 에너지 캐시백 제도 활성화 등 국민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한전과 가스공사가 각각 국민 부담 경감방안을 보고 했다. 기존에 시행해왔던 사항들도 있고, 앞으로 추가할 내용도 있다"며 "기존에 하던 한전의 누진 구간 확대 방안에 어려운 취약계층에 대해 요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시기를 단축시키는 방안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들을 보고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어려운 분들에 대해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은 전기·가스 요금 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국민 부담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한가운데에 있다"며 "에너지 요금은 비정상을 정상화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국민이 납득할수 있어야 한다"며 "에너지 요금 문제는 적자 해소 차원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를 왜 국민에게 전가하느냐"면서도 "불가피하다면 국민이 소상하게 알아야 하고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함께하겠다고 하는 단계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취약 계층에 대한 요금 체제 완화와 보고도 함께 이뤄지는 더 세심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승일 한전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 지연으로 인한 한전채 발행 확대 우려에 대해 "한전채 발행이 금융시장 경색을 가져오거나 다른 회사채 발행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서 한전채 발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건 한전만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으로 요금 정상화 시기·폭과 연계돼 있어서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이 뭐가 있는지,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당에서는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류성걸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한무경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간사, 김미애 원내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정부·공공기관에서는 박일준 산업부 2차관과 정승일 한전 사장,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고, 민간 측에서는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연구부장과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등 전문가,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