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은행위기 아직 안 끝나...여파 수년간 지속될 수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2월 8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이애미/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은행발 금융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여파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현재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위기가 지나가더라도 향후 몇 년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촉발된 금융시스템 불안 속에서 중소 은행 구제를 주도했다. JP모건과 다른 대형 은행들로부터 300억 달러 규모 자금을 모아 퍼스트리퍼블릭에 예치, 도미노 붕괴를 막았다.

그는 이번 은행위기에 대해 위험이 보이지 않게 숨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VB의 기업 고객이 소수 벤처캐피털에 의해 관리됐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스트레스 테스트가 급격히 상승하는 금리를 고려하지 못하는 등 규제 문제도 크다고 봤다. 자본 요구조건이 은행들의 국채 매입을 부추겼고, 금리 상승으로 국채 가치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다이먼 CEO는 “미국 SVB와 유럽 크레디트스위스의 실패, 이와 관련된 은행 시스템의 스트레스는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리스크가 넘쳐난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와 완전히 다르다고 그는 강조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대형은행과 모기지 대출기관, 보험사들이 무너졌다면, 이번에 연관된 금융기관은 훨씬 적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중소 지역은행 불안의 수혜자가 대형 은행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 다이먼은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은행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를 훼손하는 위기는 결국 모든 은행들에 피해를 준다”며 “중소 은행 예금을 대형 기관으로 옮기면서 수혜를 본 것이 사실이지만 붕괴가 어떤 식으로든 대형기관에 좋다는 인식은 터무니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전체 경제 전망은 다소 긍정적이었다. 그는 “엄격한 대출 관행이 높은 이자율만큼 경제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현재 경제 상태는 상당히 좋다”라며 “침체에 빠지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나은 상태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