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안경 쓴 토끼를 그려줘.” 순간 떠오른 대로 내놓은 주문에도 인공지능(AI)은 당황하지 않고 순식간에 결과물을 내놓는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등의 이미지 생성 AI는 연일 새롭게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AI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이미지 생성기능 베타테스트 참가 인원을 총 4000명까지 늘렸다. 전날 업스테이지는 챗AI '아숙업(AskUp)'에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모델 '업스케치'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기능을 추가했다. 당초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시험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었으나 참가자가 몰리면서 순차적으로 인원 한도를 확대했다.
카카오는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Karlo)'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비 디스커버(B^ DISCOVER)’에 ‘AI 프로필’ 서비스를 추가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비 디스커버 누적 이미지 생성 건수는 이달 초 기준으로 1100만 회를 돌파했다.
이외에도 해외 유명 이미지 생성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를 온라인에 공유하는 사례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물이 눈으로 즉각 확인되고 이용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지 생성 AI가 앞다퉈 출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심이 폭증하면서 관련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저작권 관련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쟁점은 개발 단계에서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저작권 침해 우려다.
게티 이미지와 영국에 본사를 둔 스테빌리티AI의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개인 저작권자들이 미국 법원에 스테빌리티AI, 미드저니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쟁점은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의 저작권 사용 문제다. 특정 작가의 '화풍'을 따라 할 수 있도록 한 일부 AI들은 작가에 대한 저작권 침해 문제와 직면해있다.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학계, 법조계, 업계 전문가를 모아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2차 회의에서는 AI가 초래하는 저작권 쟁점에 관해 토론하고 제도개선 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했다. 이달 중 3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구체적 결과물은 활동이 종료되는 9월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인공지능 산출물 저작권 관련, 한국 안에서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어서 이에 대한 업계나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목표로는 인공지능 통해 산출되는 글, 그림, 음악 등을 이용할 때 저작권적 측면에서 주의해야 할, 침해가 될 수 있는 점에 대해 안내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