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킹 물량 전체 유통량 15%↑, 일각에선 ‘매도압력’ 우려 나와
시스템적 제한으로 ‘뱅크런’ 가능성↓…장기적으론 스테이킹 늘 것
이더리움 재단이 ‘언스테이킹(출금)’이 핵심인 ‘샤펠라’ 업그레이드의 메인넷 적용 시점을 내달 13일 오전으로 공식화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28일(현지시간) 공식 사이트를 통해 한국시간 기준 4월 13일 오전 7시 27분 35초경, 샤펠라(Shapella) 업그레이드가 활성화된다고 발표했다. 샤펠라라는 명칭은 실행 레이어의 상하이(Shanghai) 업그레이드와 합의 레이어의 카펠라(Capella) 업그레이드의 합성어다.
샤펠라 업그레이드에는 이더리움 출금과 관련한 EIP-4895와 함께 가스비 감소 관련 개선안인 EIP(이더리움개선안)-3651, EIP-3855, EIP-3860 등이 포함됐다.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EIP-4895는 지금까지 출금이 불가능했던 이더리움 스테이킹 물량 및 보상 물량에 대한 출금을 가능하게 하는 개선안이다. 재단은 기술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저장, 세폴리아, 골리 테스트넷을 거치며 출금 과정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스테이킹은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은행 예금처럼 예치를 해두고, 그에 따른 이자 보상을 가상자산으로 지급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이더리움 메인넷에는 약 1790만 이더리움이 스테이킹돼 있다.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15%에 달하는 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의 매도압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펀드 코인쉐어스가 27일(현지시간) 발간한 ‘가상자산 주간 펀드 흐름’ 보고서에는 지난주(18일~24일) 이더리움 상품에서는 52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투자 상품에 총 1억6000만 달러의 순유입이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코인쉐어스는 투자자들의 상하이(샤펠라) 업그레이드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번 업그레이드로 인한 이더리움 ‘뱅크런’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검증자가 이더리움 출금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출금 대기열’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출금에는 부분 출금(스테이킹 보상만)과 전액 출금(스테이킹과 보상) 두 가지 방식이 존재하는데, 전액 출금은 시스템적으로 하루 최대 5만4000 이더리움(약 9720만 달러)으로 제한된다. 이는 이날 기준 이더리움의 24시간 거래량인 87억 달러의 1.1% 규모로 그 비중이 크지 않다. 또한 스테이킹 물량의 80% 이상이 이미 ‘더 머지’ 이전에 스테이킹된 물량이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된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도 업그레이드로 인한 매도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장기적으로는 스테이킹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언스테이킹(Unstaking) 절차가 단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어서 하루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이 제한되기 때문에, 초기 일부 매도압력이 있을 순 있지만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 역시 “단기적으로 언스테이킹된 물량으로 인해 이더리움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업그레이드는 신뢰성을 높여,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 및 스테이킹 유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