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승인을 받지 유전자 변형 주키니 호박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종자는 한 업체가 검역 절차를 밟지 않고 국내로 들여왔고, 정부는 조사를 위해 생산 농가의 출하를 중단하고 판매 중인 제품을 모두 수거한다는 방침이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주키니 호박 종자 일부가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키니 호박은 우리가 흔히 소비하는 애호박, 단호박과는 다른 품목으로 돼지호박 등으로 불린다. 주키니 호박 생산량은 은 국내 호박 생산량 24만 톤의 약 4% 수준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LMO 종자는 A 기업이 신규로 개발해 출원한 주키니 호박 종자에 대해 LMO 검사를 하면서 확인됐다. A 기업은 B 기업이 판매한 종자를 사용했고, 이를 추적한 결과 B 기업이 2015년 미국에서 승인된 종자를 수입하면서 국내 검역 절차 등을 밟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국립종자원은 국내 유통 중인 주키니 호박 종자 121종과 애호박 종자 126종에 대해 LMO 검사를 실시했고, B 기업의 종자 2종에서만 LMO 검출을 확인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동식물검역국(APHIS) 및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등은 해당 LMO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일반 호박과 같은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국내 승인 절차 없이 종자를 반입한 경위는 조사에 따라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LMO법' 등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농식품부는 'LMO법'에 따라 해당 종자의 판매를 금지하고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농가에서 재배 중인 주키니 호박은 26일 오후 10시부터 출하를 잠정 중단하고 전수 조사에 나선다. LMO 음성이 확인된 경우 4월 3일부터 출하를 재개한다.
소비자와 유통업체가 가지고 있는 주키니 호박도 판매를 중단하고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전량 수거·매입한다. 주키니 호박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식품도 판매를 중단하고 수거·검사 후 이상이 없을 때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과 캐나다 등은 LMO를 승인해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보다 강한 관리를 하고 있다"며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소비자 정서를 생각해야하고 조화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승인을 받은 LMO는 농업용(사료용) 콩과 옥수수 등 5개 품목, 식품가공용 콩과 옥수수, 유채 등 6개 품목이다. 지난해 기준 농업용은 940만 톤, 식품가공용 165만 등 1100만 톤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