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UP] 배양육은 실험 단계?...양산 추진하는 스페이스에프

입력 2023-03-26 16:52 수정 2023-03-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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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도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 (사진제공=스페이스에프)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 (사진제공=스페이스에프)

“실험실에서 확립한 세포배양 시스템을 대량배양에 적용할 수 있는지 조율하고, 배양육을 대규모로 제조하는 시설을 구축하겠다.”

김병훈<사진> 스페이스에프 대표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량 배양공정 최적화를 위해 연구실 증설과 추가 투자유치를 계획 중”이라며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스페이스에프는 세포농업기술을 활용해 대체육의 한 분야인 배양육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업체다. 세포농업기술은 줄기세포와 조직공학 기술을 활용해 실험실 안에서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세포농업기술을 활용해 생산되는 농축산물 중 배양육은 대체단백질 식품 중 하나로 분류된다. 동물 사육과 도축 없이 실제 고기와 유사도가 높은 배양육을 생산·연구한다. 이 때문에 식량 부족과 동물 윤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기술로 꼽힌다.

김 대표는 배양육이 미래 식량 자원 중 일부를 대체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미국 UC버클리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했던 김 대표가 배양육이라는 생소한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의 첫 창업분야는 식품 유통업이었다. 그는 “수입식품을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는 유통사업이었는데 생각보다 수입에 의존하는 식량이 많고, 유통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환경 및 윤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포농업기술로 한국이 식량 생산 및 공급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에프 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직원들의 모습.
 (사진제공=스페이스에프)
▲스페이스에프 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직원들의 모습. (사진제공=스페이스에프)

◇“배양육 생산 필수 특허 및 원천 기술 보유”

근육줄기세포는 체외 배양이 가능하지만 세포분열을 지속할수록 증식 및 분화 능력이 감소한다. 근육줄기세포를 이용해 배양육을 생산을 위해서는 도체(지육)로부터 지속적으로 세포 수급을 해야하는 한계점이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 최초로 돼지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했고, 무한 분화기능이 있는 배아줄기세포주를 이용, 동물 희생 없이 배양육을 만들 수 있다”며 “배양육 생산에 필수적인 근육줄기세포 분리와 배양, 무혈청 배양액 개발 등의 특허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알키미스트 에코푸드 국책과제 3단계에 최종 선정돼 컨소시엄을 구성한 업체들과 해당 연구를 가속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그러나 기술 개발보다 오히려 배양육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부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는 “배양육의 생산 과정과 방식, 안전한 식품인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고, 동시에 글로벌 배양육 시장을 선점할 빠른 규제 개선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목했다.

▲스페이스에프가 생산하는 배양육이 음식으로 구현된 모습. (사진제공=스페이스에프)
▲스페이스에프가 생산하는 배양육이 음식으로 구현된 모습. (사진제공=스페이스에프)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정부 정책 지원과 투자 환경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경기침체 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배양육 시장의 글로벌 선점을 위해 과감한 정책적, 재무적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봤다.

스페이스에프의 최종 지향점은 실제 고기와 유사한 배양육 생산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한 대량 생산이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 실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산업화가 가능한 단가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대량배양 연구에 필요한 연구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산업 공정을 개발해 시장 진입을 촉진할 것”이라며 “올해 증설 예정인 파일럿(테스트) 공장에 대량 배양 공정을 최적화해 세포농업기술을 바탕으로 배양육을 제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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