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잇몸병)이 있으면 피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치주과학회는 3월 24일 ‘제15회 잇몸의 날’을 앞두고 치주질환과 전신질환 사이 연관성에 주목하며 건강한 잇몸을 위한 꾸준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잇몸이 건강하면 피부질환 위험성 감소’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치주과의 박준범 교수는 “감기보다 흔한 질환이 치주염으로 요양급여비용 총액이 연간 1조7000억 원에 이른다”라면서 “치주질환은 피부질환과 위험인자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치주 상태가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 발병에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건선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두피나 얼굴에 주로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부터 1월부터 12월까지 치주질환이 없는 약 860만 명과 치주질환이 있는 약 100만 명을 대상으로 건선 발생을 9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치주질환이 있으면 건선 발생 위험이 11% 증가했다. 또한, 치주질환이 있으면서 흡연도 하는 경우 건선 발생 위험은 26.5%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잇몸출혈이 있을 시 아토피 발병 위험이 14%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면서 “올바른 잇몸관리를 통해 피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전신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발표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치주과의 조영단 교수는 환경적 요인을 접목한 후생유전학 관점에서 피부질환과 치주질환의 관련성을 설명했다.
조 교수는 “건선과 치주질환 모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흡연과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이 두 질환을 일으키는 환경적인 공통요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표한 김성태 서울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잇몸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잇몸이 건강하면 피부질환 발생률이 낮아지고, 유전보다 환경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꼼꼼한 양치와 치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해서 스케일링하는 생활습관이 피부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이날 계승범 대한치주과학회 회장과 임원진은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발표했다. 3.2.4 수칙이란 하루에 세(3)번 이상 칫솔질하고 일 년에 두(2)번 스케일링, 사(4)이사이 치간칫솔을 사용하자는 캠페인으로, 간단해 보이지만 소흘히 하기 쉬워 습관이 되도록 꾸준히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 회장은 “잇몸의 날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정책 제안이나 3.2.4 수칙과 같은 생활 습관 제안 등 국민의 잇몸 건강 관리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는 “잇몸의 날은 잇몸병과 다양한 전신질환 간의 관계를 밝히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더 많은 일반인이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캠페인”이라고 “앞으로도 대한치주학회와 함께 잇몸병 관리를 위한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대한치주과학회는 이날 행사에 앞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의료 취약계층 대상 재능기부 활동 ‘사랑의 스케일링’을 3년 만에 진행했다. 지난 16일 한양여자대학교에서 한양여대 치위생과, 동국제약 ‘인사돌플러스 사랑봉사단’과 함께 성분도복지관 발달장애인 서비스 참여자 70여 명을 대상으로 스케일링과 칫솔질 교육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