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인상하기로 약속한 것도, 인상을 끝낸 것도 아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은행 시스템의 혼란 속에서 향후 금리 인상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강조하던 기존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독일 푸랑크푸르트 괴테 대학에서 열린 회의에서 “세계 은행 시스템의 격변에 따라 경제 전망이 몇 주 새 더 어두워졌다”며 “앞으로 금리 인상 여부는 확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CB는 향후 들어오는 데이터에 기반해 금리 인상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울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징후를 볼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긴축 속도를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인상하기로 약속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리 인상을 끝낸 것도 아니다”며 “최근 금융 시장의 긴장이 새로운 하방 위험을 일으켰고, 위험 평가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은행 시스템의 혼란과 금리 인상 여부의 불확실성을 강조한 것은 기존 ECB의 입장에서 전환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ECB는 그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분명히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