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혁명의 불편한 진실] “백인·고소득자만이 혜택 누리는 세상”…불평등 키우는 재택근무

입력 2023-03-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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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3-19 18: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인종·소득·지역 간 격차 두드러져
“직업적 차이로 설명할 수 없어”
“여성 더 선호하지만, 경력 악영향 우려”

재택근무를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계기로 확산한 근무형태인 재택근무가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택근무의 혜택이 소득이 높은 대도시 엘리트 백인들에게 편중되고 있다고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ONS) 조사에 따르면 연봉 5만 파운드(약 8000만 원) 이상 고소득 근로자·대졸자·런던 시민·백인의 재택근무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일자리 혁명이 모든 사람의 삶에 동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이러한 추세는 기존의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재택근무가 절실한 사람들을 배제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자녀를 둔 부모의 하이브리드 근무 비율은 약간 더 높았지만, 그중에서 장기간 질병이나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의 하이브리드 근무 비율은 전체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마이애미(미국)/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마이애미(미국)/AFP연합뉴스
유사한 데이터는 미국과 이탈리아에서도 나타났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인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백인이 미국 원주민 노동자보다 평균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가능성이 더 컸다.

특히 연구소는 시간이 갈수록 조사 대상자의 직업과 재택근무 간 연관성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매슈 그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북미 원주민과 백인 노동자 사이의 격차 중 25%는 직업적 차이로 설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부유한 지역에 기반을 둔 대기업 근로자의 재택근무 비율이 훨씬 높았다. 런던정경대학(LSE)은 2020년 팬데믹 절정 당시 이탈리아의 근무형태를 연구한 결과, 재택근무 비율 12%에 속한 근로자 대다수가 주요 도시에 있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직원 250명 이상인 대기업의 70%가 봉쇄 기간 한 명 이상의 근로자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반면 직원이 10명 미만인 소기업에서는 1%만이 재택근무를 채택했다.

지역 간 격차도 두드러졌다. 로마와 밀라노가 있는 라치오와 롬바르디아에서는 21% 이상의 직원이 봉쇄 기간 집에서 일할 수 있었다. 칼라브리아, 몰리세, 풀리아, 시칠리아 등 저개발·빈곤 지역에서는 노동자의 2%만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기존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재택근무 이점을 필요로 하는 근로자들이 되레 소외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시카고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조나선 딩겔과 브렌트 네이먼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사람들은 대개 저소득층이고 대학 학위가 없으며 유색인종”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재택근무는 양성 평등에도 의도치 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채용 정보 회사 집리크루터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재택근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비율은 66%대 54%였다. 그러나 니컬러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는 기업이 더 많은 여성을 모집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우려 또한 존재한다”며 “동료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재택근무를 한다면 여성 경력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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