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 확대에도 내국인 가입자 증가는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입자 증가 폭의 상당분이 외국인 가입자인 탓이다.
고용노동부는 13일 발표한 ‘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상시·임시직)가 149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5만7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단기 정점이었던 지난해 2월(56만5000명) 이후 둔화세를 지속했다. 올해 1월에는 31만7000명까지 축소됐으나, 지난달 반등에 성공했다.
산업별로 제조업과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등에서 가입자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은 금속가공, 기계장비, 전자통신, 식료품 등 업종에서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졌다. 서비스업은 공공행정, 도·소매, 협회·개인서비스 등 감소에도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 확대는 외국인 가입자 증가에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다.
지난달 고용허가제 외국인 중 비전문취업(E-9), 방문취업(H-2) 외국인 가입자는 13만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만8000명 늘었다.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2021년 2만 명대에서 지난해 5만~6만 명대, 올해 10만 명대로 증가했다. 외국인 고용보험 당연 가입 대상이 2021년 30인 이상 사업 사업체에서 지난해 10인 이상, 올해 1인 이상 사업체로 확대된 결과다. 여기에 E-9 쿼터가 지난해 6만9000명에서 올해 11만 명으로 불어난다. 기존 외국인력의 고용보험 가입에 더해 추가 입국 외국인도 늘어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당분간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E-9, H-2 외국인을 제외한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27만9000명 증가에 그쳤다. 1월 이후 2개월째 20만 명대다. 지난해 5월까진 외국인 제외 가입자 증가 폭이 50만 명대에 달했다. 내국인 고용이 정체된 가운데, 외국인 가입자가 최근 고용지표 회복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제조업에서 더 심각하다.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91.4%는 제조업에 쏠렸다. 제조업의 2월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분(8만4000명) 중 6만9000명은 외국인 가입자 증가분이다. 내국인 증가는 1만4000명에 불과하다. 전월(1만8000명)보다도 4000명 축소됐다. 제조업의 전반적인 인력난은 다소 해소됐지만, 점진적으로 외국인 취업자가 내국인 취업자를 대체하는 형국이다.
한편,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3000명(14.0%) 급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3000명↑), 건설업(2000명↑), 도·소매(2000명↑) 등에서 늘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61만8000명으로 1만1000명(1.8%), 지급액은 8861억 원으로 77억 원(0.9%) 각각 증가했다. 단, 지급 건수당 지급액은 약 135만 원으로 3.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