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 “STO는 새로운 기회, 기술·노하우 자신있어”

입력 2023-03-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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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세종텔레콤 신성장사업본부 부사장 인터뷰
부동산 조각투자 ‘비브릭’ 등 블록체인 사업 총괄
“다사다난 블록체인 사업…올해 기술 고도ㆍ수익화 집중”

▲박효진 세종텔레콤 신성장사업본부 부사장 (사진제공=세종텔레콤)
▲박효진 세종텔레콤 신성장사업본부 부사장 (사진제공=세종텔레콤)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블록체인 도입을 시도했다. 기존 법과 충돌돼 물거품 된 적도 있고, 될 것 같다가도 시장 상황이나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쳐 접은 건도 있다. 올해는 좀 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기존 사업 고도화와 수익화에 집중하려고 한다.”

박효진 세종텔레콤 신성장사업본부 부사장은 2일 이투데이와 만나 이렇게 올해 사업 포부를 밝혔다. 박효진 부사장은 세종텔레콤의 블록체인 사업을 총괄하며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비브릭,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의 블록체인 사업은 그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는 업황과 함께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세종텔레콤이 블록체인 사업에 처음 뛰어든 건 2018년. 당시 사업을 시작했던 주변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거의 사라졌다. 세종텔레콤 역시 뚜렷한 수익은 없었지만, 계속 문을 두드렸다.

박효진 부사장은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초기에는 ICO(가상자산 발행)와 거래소 설립에 도전하기도 했었는데, 상장 폐지 당할 것 같더라. 결국, 기존 산업과의 충돌을 해소할 수 있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블록체인 기술로 사업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가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토큰증권발행(STO)'을 본격 허용하면서 세종텔레콤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박효진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정책 분야의 노하우를 둘 다 갖춘 곳은 세종텔레콤 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는 투자 자산 운용 정책에 관한 책과 자료들이 높이 쌓여있었다. 그의 노트북에 IT 회사다운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있지 않았다면, 금융 회사 임원 사무실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2일 방문한 박효진 세종텔레콤 신성장사업본부 부사장 사무실에 투자 자산 운용 정책 관련 자료와 책이 쌓여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2일 방문한 박효진 세종텔레콤 신성장사업본부 부사장 사무실에 투자 자산 운용 정책 관련 자료와 책이 쌓여 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토큰 증권 허용, 새로운 기회…증권사 미팅 쇄도”

박 부사장은 “금융위의 STO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미러링 방식’ 이라는 용어는 사실 세종텔레콤에서 최초로 도입한 방식”이라면서 “토큰을 증권화하기 위한 모든 법적 검토와 이를 반영한 거래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용을 최초로 한 곳은 세종텔레콤이라고 자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러링 방식’은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뿐 아니라 전자거래내역부에도 동시에 저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전자증권법상 증권이 법적 효력을 얻기 위해서 고객 계좌에 증권 내역을 기록한 것만이 증권으로 인정돼 과도기적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요즘 증권사들의 미팅 요청이 많다”면서 “비브릭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종텔레콤이 플랫폼 구축 기술회사로서 참여해 여러 금융기관에서 토큰증권을 사업화하는 것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토큰 증권 허용에 대해 그는 “디지털자산에 대해 금융당국이 처음으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금융당국이 현재 토큰의 증권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금융당국이 토큰이 증권인지 아닌지 기준을 제시하고, 증권성이 인정된다면 분산원장 방식으로 전자 등록을 하되 예탁결제원이 직접 토큰증권을 발행 심사하고 총량 관리를 실시하는 등. 기존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을 엄격히 준수한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토큰증권 운영을 기존법에 엄격히 준수하는 측면에서 탈중앙화라는 가치와는 다소가 거리가 멀다”면서 추후 “기본법 제정으로 디지털자산에 대한 규범이 정립되고 법제화 과정에서 이 부분은 보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브릭은 올해 초 실증특례기간 연장과 더불어, 전국 단위 부동산 상품 출시가 가능해져 2호 투자 건물을 찾고 있다. 2호 건물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찾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또 부산 블록체인 특구에서 실증 중인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 비헬씨(B-Healthy)에 자사의 블록체인 메인넷 ‘블루브릭(BlueBrick)’을 도입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클라우드 팍스(PACS) 구축과 함께 NFT기반 게이미케이션 학습 플랫폼 시범 사업도 진행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은 각종 사건사고로 인해 다사다난했지만, 올해는 시장이 정리되고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웹3 확산이 빨라져 블록체인을 활용한 새롭고 다양한 사업이 나타날 것”이라며 “세종텔레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블록체인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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