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WBC 한국대표팀 출전 임박 [요즘, 이거]

입력 2023-03-07 16:00 수정 2023-03-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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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정후·토미 에드먼 vs 오타니·다르빗슈·무라카미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공은 둥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내내 외쳤던 문구죠.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처지더라도 승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뜻인데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 선수들과 팬들이 되뇌었던 희망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외칠 때가 온 것 같네요.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17 WBC 이후 무려 6년 만의 경기인데요. WBC는 미국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사무국과 선수협회가 주관하는 국가 간 국제 야구 대회로, 올해 5회째를 맞았죠. 야구 국가 대항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각국의 최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사실상 유일한 대회로 꼽힙니다. 야구계의 월드컵인 셈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WBC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뒤 추신수의 ‘세대교체’ 발언으로 잡음이 일기도 했는데요. 추신수는 1월 21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에 출연해 WBC 대표 선발 때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해 안우진, 문동주 등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말했죠.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성장한 안우진은 기량과 별도로 과거 고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이력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는데요. 이에 추신수는 “안우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서도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뉘우치고 있고 출장정지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도 국가대표로 나갈 수 없다.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해 논란이 됐습니다.

해당 논란에 박찬호는 “(학폭) 처벌이 가혹할수록 좋은 교육”이라고 종결시키며 ‘역시 박찬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죠. 박찬호의 멋진 마무리로 잡음보단 그래도 기대감으로 WBC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번 WBC는 지난 4번의 경기와 달리 총 20개국이 출전하며 1라운드는 조별 라운드로, 8강 이후는 단판 토너먼트로 우승국이 결정됩니다. 한국은 1라운드 B조로 출전해 도쿄돔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요. B조는 한국, 일본, 호주, 중국, 체코가 편성됐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한국은 B조의 최강팀이자 우승후보국인 일본을 또 만나게 됐죠.

우리의 기억 속 WBC는 한일전으로 시작해 한일전으로 끝났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2006년 제1회 WBC에서의 유명한 이치로의 망언 “30년 동안 일본을 이기지 못하게 해주겠다”로 그 화려한 서막을 알렸죠.

이치로의 망언에 그렇지 않아도 불꽃 튀던 한일전이 그야말로 불이 제대로 붙고 말았는데요. 일본 홈에서 일본팀을 상대로 연이은 2연승을 하며 통쾌함을 안겼습니다. 2009년 제2회 WBC에서도 한일전은 또 벌어졌는데요. 무려 결승전이 한일전이었죠.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선수들의 멋진 경기 내용과 준우승이라는 멋진 기록이 여전히 우리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올해의 일본은 그간의 일본보다 셉니다. 아니 너무, 훨씬, 심하게 많이 센 상대죠.

B조에서 우리 대표팀은 사실상 일본 빼고는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에 있습니다. 조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선 일본과의 대결에서 과연 이길 수 있느냐로 승부가 갈리게 되는데요.

2023년 WBC 일본 대표팀 투수진은 막강한 선발진과 불펜진을 앞세웠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와 다르빗슈 유가 대표적이죠. 여기다 뉴욕 진출을 확정 지은 센가 코다이, 현 일본 리그 치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특급 마무리 오타 타이세이로 완성되는 최강 투수진을 완성했습니다.

한국 대표팀과 맞붙게 될 선발 투수로는 오타니가 유력한데요. 현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오타니는 그야말로 괴물입니다. 투수로서는 160km의 공을 내리꽂으며 방어율 2점대를 자랑하고, 타자로서는 40홈런 이상을 때려내는 그저 야구를 위해 태어난 사나이. 야구천재죠.

한국팬들에게 오타니는 말문을 막히게 하는 존재입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한국전 선발투수로 나선 오타니는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이라는 어마어마한 경기 내용을 선보이며 타자들의 발을 묶었는데요. 한국 선수들은 오타니가 물러난 후에야 불펜진들을 상대로 안타를 쳐낼 수 있었죠.

투수에 이어 타자진도 만만치 않은데요. MLB 선수와 자국 리그 최고 선수들로만 구성됐죠. 특히 4번 타자로 나선 22살의 무라카미 무네타카 선수를 주목해 봐야 합니다. 어린 나이에 온갖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요.

오타니, 요시다 마사타카, 무라카미, 스즈키 세이야로 이어지는 일본의 중심타선은 그야말로 강철 타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하지만 우리도 그저 넋만 놓고 있을 수 없겠죠. 한국의 중심타선 또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꾸렸습니다. 메이저리그 선수 김하성이 합류한데다, 한국계 미국 선수인 토미 현수 에드먼도 한국 유니폼을 입었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의 에드먼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는데요. WBC는 부모와 조부모의 혈통에 따라 출전국가를 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에드먼은 한국대표팀 출전을 선언했는데요. 2루수 에드먼과 유격수 김하성의 키스톤 콤비(2부 베이스를 가운데 놓은 채 손발을 맞추는 수비 동작)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죠.

또 이정후의 활약도 기대해 볼 만 한데요. MLB 진출을 앞둔 이정후가 국제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스카우트들의 매서운 시선도 함께할 예정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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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WBC의 흥행 여부가 한국 프로야구의 흥행과 연계된다는 시선도 있는데요. 시즌 중에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WBC에서 얼마만큼의 활약을 보여 주냐에 따라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는 이야기죠. 도쿄올림픽과 2017년 WBC의 졸전이 프로야구를 향한 외면으로 이어졌던 만큼 WBC를 맞이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남다릅니다.

자.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희망의 문구를 되새길 시간이 왔습니다. 한국시간 9일 정오부터 시작되는 호주와의 1차전, 10일 오후 7시에 진행되는 한일전, 미국에서 치러질 4강전까지…그 모든 순간에 외쳐볼 그 소망.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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