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공개된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는 스스로 신이라고 칭하는 네 명의 인물을 다룬다. 넷플릭스가 투자하고 MBC가 제작을 맡은 이 다큐멘터리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정명석)와 오대양(박순자), 아가동산(김기순), 만민중앙교회(이재록) 등 4개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조명,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 씨를 다룬 회차(1~3회)에서는 성범죄 행각 및 도피 전력과 피해자들의 증언, 해외로 도피한 그를 추적한 반 JMS 단체 ‘엑소더스’(대표 단국대학교 김도형 교수)가 고군분투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1화는 홍콩 출신 여성 메이플 씨의 폭로로 시작한다. 앞서 메이플 씨는 지난해 3월 정 씨로부터 2018년 2월부터 2021년 말까지 15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정 씨의 육성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고소장과 함께 경찰에 제출했다.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공개하고 인터뷰에 나선 메이플 씨는 “다시는 피해자가 안 나오게 하고 싶다”며 피해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정 씨는 두려움에 떠는 메이플 씨에게 “나 꽉 껴안아 줘” 등의 말을 하며 추행을 이어갔다. 메이플 씨는 “너무너무 변태적이었고 더러웠다. 당하면서 계속 하나님을 불렀다. 제가 이렇게 당하는 거 도대체 뭐냐고”라며 눈물을 흘렸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정 씨는 과거 젊은 여성 신도들을 자신의 신부인 ‘신앙 스타’로 뽑아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JMS를 탈퇴한 목사들의 진정서에는 정 씨가 “1만 명의 여성을 성적 관계를 통해 하늘의 애인으로 만드는 것이 하늘의 지상 명령”이라고 주장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 씨는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 직후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의 한 수련원 등에서 홍콩 국적 여성 신도를 17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구속,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JMS 측은 ‘나는 신이다’가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지난달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재판부는 “(제작진이) 상당한 분량의 객관적 및 주관적 자료들을 수집한 다음 이를 근거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자들의 자료만으로는 주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