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인베스터 데이’에 투자자 ‘실망’…머스크 ‘마스터플랜3’ “디테일 실종” 혹평

입력 2023-03-02 15:34 수정 2023-03-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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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전기차 대신 "조립비용 ‘절반’ 줄이겠다"고 밝혀
사이버트럭 연내 출시 언급…차세대 모델은 공개 안해
멕시코 신규 공장 관련 세부 계획 발표 없어
회사 주가 시간외서 5% 넘게 급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1일(현지시간) 7년 만에 장기 사업 전략인 ‘마스터플랜’을 내놓았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회사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인베스터 데이)’에서 ‘마스터플랜3’를 공개했다.

마스터플랜은 테슬라의 장기 사업 계획 청사진을 말한다. 머스크는 창립 이후 2006년과 2016년에 마스터플랜을 내놨고, 이를 실행에 옮겨왔다. 올해는 7월에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시장은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와 같은 ‘한 방’을 준비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현재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S’ 가격은 4만 달러(약 5300만 원)가 넘는데 이를 2만5000달러대로 대폭 낮추는 플랜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이날 행사에서 시장이 주목한 ‘반값’ 전기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경영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언급하며 “테슬라의 차세대 성장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중심으로 구축될 것”이라면서 “지구는 지속 가능한 경제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생애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펼쳤다.

신차 라인업 공개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는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연내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이버트럭은 2020년 ‘모델Y’ 이후 테슬라가 3년 만에 출시하는 신차다. 2019년에 공개됐지만, 양산이 늦어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사이버트럭 출시 시점보다 차세대 전기차에 대한 프로토타입 공개나 구체적 계획에 더 관심을 쏟았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베일에 가려진 미래 모델 2종이 들어간 차트를 보여주면서도 신모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2개의 신차종에 대해 향후 새로운 이벤트에서 세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가 행사 초반 강조했던 경영 효율성 역시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동차 산업에서 비용 관리 능력에 따라 살아남느냐, 죽느냐가 결정된다”면서 “차세대 차량 제작 비용을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향후 제조에 필요한 공간을 40%까지 줄이고, 채굴 과정에서 환경·건강 관련 문제를 일으키는 희토류가 들어가지 않는 자석을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30만대 가량이었던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까지 연간 2000만 대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약 1750억 달러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 중 280억 달러는 이미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용 절감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는 멕시코 신규 공장 건설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머스크는 새 멕시코 공장 건립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언제 가동 예정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블룸버그는 “차기 성장 단계를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은 장황했지만 디테일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테슬라는 4시간이나 되는 행사에서 신차의 성능이나 외관, 멕시코 공장 활용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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