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말레이시아와 경공격기 FA-50 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엔 이집트 공략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세계 최대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강구영 KAI 사장은 1일(현지시간) 호주 절롱 애벌론 공항에서 열린 호주 '애벌론 국제에어쇼'의 KAI 부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훈련기 신규 도입을 검토하는 두 국가의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사장은 "당장 목표는 이집트로, 이집트는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집트는 일단 36대 주문 계획을 밝혔고, 2차 사업으로 가면 100대까지 될 수 있는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집트는 중동의 핵심 국가이자 북아프리카 지역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이집트 진출로 파생될 다양한 사업 기회가 있다고 했다.
2024∼2025년 280대 규모 공군 전술훈련기와 220대 규모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도입을 계획 중인 미국 시장은 내년의 최대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AI는 이미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T-50 계열 항공기 판매를 위한 협력합의서(TA)에 서명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강 사장은 "올해는 여건 조성과 사전 준비를 하는 단계"라며 "세계 최고의 비행기들이 나는 곳이 미국이고, 거기서 우리 비행기가 날 수 있다고 하면 KAI 브랜드 가치가 '메이저 리그'로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사업은 수주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했다. KAI는 지난달 24일 FA-50 18대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조2000억 원에 달하며, 말레이시아가 동일 기종으로 18대를 추가 도입하는 2차 사업까지 계획하고 있다.
강 사장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서 실은 늦어도 지난해 12월까지는 계약이 될 줄 알았다"며 "그런데 갑자기 말레이시아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모든 전력 사업들이 재검토 대상이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유일하게 우리 사업만 살아남았고, 다른 사업들은 재검토 중"이라며 "기술적으로 FA-50이 (경쟁 기종들보다) 월등했고 절차도 문제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강 사장은 말레이시아 수주로 시작한 만큼 올해 전망에 대해 긴급 사업 형태로 나오는 일부 국가들의 사업이 있을 것이라며 추가 계약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