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달러 버리고 위안화 선택…갈등 깊어지는 미국 vs. 중·러

입력 2023-03-01 15:15 수정 2023-03-0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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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수출대금서 위안화 비중 0.4→14%
일반 시민도 위안화 예금 늘려
미국, 화웨이 대상 부품 수출 허가 취소 검토

▲왕이(왼쪽)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왕이(왼쪽)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갈등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할수록 중국과 러시아는 협력을 강화하며 버티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후 서방 금융 네트워크 진입에 제약을 받자 미국 달러를 포기하고 중국 위안화를 대안 통화로 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크림반도 강제합병이 있던 2014년부터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한 러시아는 2018년 미국의 추가 제재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달러 탈피를 가속했다. 그 결과 전쟁 전만 해도 위안화로 결제된 러시아의 수출 대금은 전체의 0.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월엔 14%까지 늘었다.

러시아 기업과 국민도 달러 대신 위안화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러시아 기업은 70억 달러(약 9조 원) 이상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위안·루블은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또 러시아 가계는 지난해 말 기준 60억 달러어치의 위안화를 예금했다. 지난해 초에는 ‘제로(0)’에 가까웠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는 중국이 자국 경제에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버렸다”며 “이제 위안화는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을 위한 유일한 합리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대러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제재 대상에 중국 기업도 다수 포함했다. 그러자 중국이 맞불을 예고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의 제재는 국제법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에 근거하지 않은 전형적인 불법”이라며 “이에 대해 중국은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오히려 압박을 한층 강화할 태세다. WSJ는 이날 조 바이든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의 부품 수출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미국은 신규 수출 허가를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한발 더 나아가 기존 허가까지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경고는 미·중 관계 악화의 최신 신호”라며 “러시아와 운명을 함께하기로 한 중국의 결정은 외교 정책의 급진적 변화와 양국 관계의 또 다른 추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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