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기초자산은 대형 오피스…리츠 공통점 다수
대기업 계열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봄 상장을 목표로 분주해지고 있다. 대형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대기업 보험사 중심의 리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금리 인상으로 주춤했던 리츠 시장에 훈풍이 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의 영업인가를 받은 한화리츠는 내달 6일과 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320만 주고, 공모금액은 약 1160억 원 수준이다.
같은 날 삼성FN리츠도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해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를 통해 삼성FN리츠가 조달할 자금은 1189억 원이며, 4월 중 상장 예정이다.
두 리츠의 공통점은 각각 한화그룹과 삼성그룹 내 금융 계열사의 지원을 받는 스폰서 리츠라는 점이다. 또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한 차례 상장을 미룬 바 있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보험이 4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초자산으로는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한화생명보험 사옥 네 곳(노원·평촌·중동·구리)을 편입했다. 임차인이 대부분 금융 계열사들인 데다 5~7년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어 변동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상 배당 수익률도 연 6.85%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한화리츠의 조달금리는 5.57%인데, 주요 대출에 변동금리를 적용해 향후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물가 상승분을 임대료에 반영하는 구조라 수익성도 우상향할 수 있다.
한화리츠 관계자는 “공모가 5000원과 배당 수익률 6.85%가 나오는 구조를 맞추기 위해 빌딩 매입가를 조율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며 “투자자들의 우려처럼 상장하자마자 (가격이) 떨어질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리츠는 올해 안에 한화손해보험 신설동 사옥과 서소문 사옥을 편입하고, 2024년 서초 한화금융센터, 2025~2026년에는 여의도 한화금융센터(63빌딩)를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핵심 오피스를 추가로 편입해 외형 성장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삼성FN리츠에도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RA자산운용, 삼성증권 등 4개의 금융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삼성생명보험이 주요 임차인으로 있는 ‘대치타워’와 에스원이 100% 임차해 사용하는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했다.
배당 수익률은 연 5.6% 수준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장 리츠 최초로 1‧4‧7‧10월에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삼성FN리츠도 향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우량자산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통해 적극적인 자산 편입에 나설 계획이다.
대기업 계열사를 스폰서로 둔 두 리츠가 안정성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투심 몰이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리츠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3년 주가 상승에도 상장 리츠의 12개월 선행 평균 배당 수익률은 6.8%를 유지하고 있다”며 “3월 한화리츠에 이어 삼성FN리츠 상장도 이어지면서 상장 리츠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