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의 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기존 보험사나 증권사도 은행의 영역에 일부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2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및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표적인 은행 영역인 지급 결제, 예금·대출 분야에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보험사와 증권사 등도 뛰어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하는 여러 업무 중에 지급 결제, 대출, 외환 등과 관련해 대형 증권사와 보험사, 저축은행도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은행이 하는 일을 쪼개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게 하는 게 인가 세분화(스몰 라이선스)인데 기존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들어오면 또 경쟁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2일 “예금·대출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권뿐만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카드사의 경우 법인 지급 결제 허용, 인터넷은행은 중 저신용층 신용대출 비중 완화, 빅테크는 대출 비교플랫폼을 확대하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신규 업체의 허가를 통한 은행 경쟁력 제고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2금융권인 기존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인터넷은행에 인가 세분화를 통한 은행 분야의 진입도 고려 중이다. 이미 일부 2금융권 회사는 자체 TF를 만들어 준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5대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수신·대출 비교 플랫폼을 확대 및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 같은 은행업을 영위하는 인터넷은행이나 지방은행을 유의미한 경쟁자로 만들기 위해 예금·대출 업무 확대나 지점 증설 등도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매주 실무 작업반 회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 오는 6월 말 확정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지는 각 업권 건의를 바탕으로 많은 수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 증권사들의 수요가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급결제의 경우 이미 대체할 만한 다른 결제 수단이 있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국 관계자는 "수요 조사를 해봤는데, 보험업권의 경우는 은행업을 하지 못하는 건 지급결제 뿐"이라며 "과거와 달리 대체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 증가해 최근에는 요청하는 분위기가 덜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