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용 불안이 겹치면서 1월 경제고통지수가 같은달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새해 첫 달인 지난 달 경제고통지수는 8.8로, 1999년 6월 실업률 집계 기준 변경 이래 동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p), 전월 대비 0.8p 오른 수치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지표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한 수치다. 지수가 높을수록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고통스럽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7월 경제고통지수는 9.2로, 1999년 6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6.3%를 기록하면서다.
지난달 경제고통지수가 동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는 1월 소비자물가가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고, 고용둔화로 취업자 증가세가 8개월 연속으로 둔화하자 경제고통지수도 함께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해 전월 상승률(5.0%)보다 0.2%p 확대됐다. 석유류와 외식비의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공공요금 인상에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이 컸다. 물가 상승 폭은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작년 9월 5.6%에서 10월 5.7%로 오른 이후 3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7월(6.3%)까지 가파르게 오른 뒤 점차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다시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5월(5.4%) 이후로 9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졌다.
지난달 고용도 22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으로 둔화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 취업자 수는 2736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1만1000명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실업자 수는 지난달 102만4000명을 기록해 작년 1월(114만3000명) 이후 1년 만에 다시 100만 명대를 넘어섰다. 실업률(3.6%)은 1년 전보다 0.5%p 내렸지만, 작년 12월(3.0%)보다는 0.6%p 올랐다.
광역자치단체별로 보면, 지난달 경제고통지수는 강원(13.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인천(9.9), 경남(9.7), 전남(9.7), 충북(9.6), 대구(9.6), 울산(9.4), 충남(9.0), 경북(8.9), 전북(8.7), 부산(8.5), 서울(8.5), 대전(8.4), 제주(8.1), 경기(7.9), 광주(7.9), 세종(7.4) 등의 순이었다.
김회재 의원은 "고물가 폭탄에 민생고통이 초비상인데 윤석열 정부는 야당 탄압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전면 수정하고, 야당 탄압보다 서민·중산층과 민생을 위한 고물가 폭탄 해결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