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지난해 ‘2.1%’ 역성장 ...서방 제재에 ‘선전’ 평가도

입력 2023-02-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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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2.7% 역성장한 뒤로 2년 만
서방 제재 효과 나타난 듯
그러나 감소 폭은 예상보다 작아
중국, 인도 등과 거래 늘리며 제재 충격 완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30주년 기념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보-오가료보(러시아)/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30주년 기념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보-오가료보(러시아)/AP뉴시스
지난해 러시아 경제가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통계청은 이날 러시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7% 역성장했던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문은 도소매업이다. 도소매업은 같은 기간 12.7% 줄었다. 제조업과 운송업도 위축됐다. 지난해 초 치솟은 자원 가격의 영향으로 광업은 소폭 증가했고, 농업과 건설, 정부 지출도 늘었다.

서방 제재로 러시아 GDP가 줄어들긴 했지만, 감소 폭은 예상보다 작았다.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 경제가 각각 2.5%, 2.2%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재 초기 국제 경제학계는 러시아 경제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경제부마저 12% 이상의 역성장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선방한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리암 피치는 “예상보다 작은 감소 폭은 제재 초기였던 2분기 이후 경제가 안정됐음을 시사하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제재 후에도 중국과 인도, 중동 국가들과 거래를 늘린 점이 제재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가 단기에 회복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드미트리 폴보이 록코은행 경제학자는 “중요한 건 앞으로”라며 “러시아의 회복세를 전망할 만한 근거가 없다. 올해도 마이너스(-) 1~2%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피치도 “러시아 경제 모멘텀은 여전히 약하다”며 “안정적인 회복이 시작되려면 올해 말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서방 국가들이 작년 말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에 합의한 데다 러시아 노동력도 강제 동원령으로 많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026년까지 러시아 경제가 전쟁 전에 비해 1900억 달러(약 246조5060억 원)의 GDP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러시아 경제 성장률을 -1~1%로 예측하며 올해 중반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체 물가상승률 역시 5~7%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4%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애초 17일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 이유라며 22일로 발표를 미룬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하루 앞둔 이 날 속보치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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