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395억 달러로 9% 증가
반도체 감소…가스 수입 급등
대중 무역수지도 또 적자 행보
무역수지가 1년째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달 20일까지 올해 누적 적자만 186억 달러에 달했다.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증가한 사이 반도체, 대중 수출이 감소하면서 적자 폭이 늘어났다. 정부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2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59억87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126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적자액의 오명을 썼다. 이번 달에도 적자를 기록한다면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적자다. 올해 누적 적자액은 186억3900만 달러로 200억 달러에 육박했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수출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한 335억4900만 달러에 그쳤다.
특히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38억300만 달러 수출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에도 60억 달러에 그치며 44.5% 급감했다. 이번 달에도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다면 7개월 연속 감소다.
대중 수출도 심각하다. 지난해 6월부터 내림세를 보인 대중 수출은 이번에도 22.7% 감소한 66억6400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그런 사이 대중 수입은 74억4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대중 무역수지는 7억81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다행인 점은 자동차 수출이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자동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6% 늘어난 33억58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또 석유제품이 16.3%, 철강이 3.9% 늘어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도 각각 29.3%, 18% 증가했다.
수출이 주춤한 사이 수입은 늘었다. 수입은 9.3% 증가한 395억36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수입이 늘어난 이유는 에너지 품목 탓이다.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은 106억48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의 27%를 차지했다. 수입 비중이 가장 큰 원유는 7.6% 늘어난 53억7900만 달러, 가스는 81.1% 늘어난 39억3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지원책 마련에 나섰지만, 무역수지을 흑자로 전환하긴 어려워 보인다. 대신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기술개발이라든지 투자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기업이 많다"며 "산업부는 당분간 투자와 수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