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으로 기업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기업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반도체 업황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3월 BSI 전망치는 93.5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BSI는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반대로 낮으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BSI는 지난 2월(83.1) 대비로는 10.4p 반등했지만, 작년 4월(99.1)부터 1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업종별 3월 BSI는 제조업(91.8)과 비제조업(95.7) 모두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며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 세부 산업 중에서는 이차전지와 조선 기자재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31.3)가 전월보다 큰 폭으로 상승(+36.1p)하면서, 업황 전망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80.0)는 전월대비 낙폭(-5.7p)이 가장 커 업황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통신장비는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전자·통신장비가 6개월 연속 부진한 것은 2020년 11월(92.0) 이후 2년 4개월(28개월) 만으로, 반도체 등 관련 제품의 수요 감소 영향으로 3월 전자·통신장비 재고전망(125.0)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전자·통신장비 전망치 부진 지속과 재고과잉이 겹치며, 국내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비제조업 세부 산업 중 기준선 100 이상을 기록한 산업은 도·소매(104.5)가 유일했다. 반면, 여가·숙박 및 외식(88.9)은 가계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식물가 상승이 더해져 비제조업 중 업황 전망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부문별로는 모든 부문에서 △투자(90.8) △채산성(91.0) △자금사정(92.4) △내수(93.5) △고용(94.0) △수출 (95.4) △재고 (106.3)을 보였다. 전 부문 부진은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용(94.0) 부문의 6개월 연속된 부진 전망은 2021년 3월(99.5) 이후 2년(24개월) 만에 처음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의 부정적 경기전망이 지속될 경우, 투자와 고용위축으로 실물경제 침체가 심화될 수 있다"며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세제지원 강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한편, 노사관계 악화를 초래하는 노조법개정안(노란봉투법) 논의를 중단해 위축된 기업심리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