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업계가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하락에 따른 실적 감소로 고전 중인 가운데 미국과 일본 등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현지 소비자들이 기능성과 가격 외에 사회·환경 가치 추구 등 제품 외적인 요소도 중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요구되고 있다.
20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71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44.9% 급감했다. 매출은 1조8078억 원으로 10.6% 줄었다. 중국의 시황 악화와 이에 따른 소비 둔화로 면세점과 현지 매출 부진이 원인이었다. 여기에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원자재 상승 여파는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
아모레퍼시픽도 상황은 비슷했다. 영업이익은 2142억 원으로 37.6% 줄었고 매출은 4조1349억 원으로 15.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망치보다 100억 원가량 더 나오며 선방했지만, 매출은 전망치를 밑돌았다.
뷰티업계는 최대 매출 지역인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와 일본 등으로 판매 국가 다변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성장세가 돋보이는 미국 시장에서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북미에서 우리나라 뷰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40%에 달하는 점도 향후 성장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한국과 미국, 일본 소비자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6개월 내 구매(5.9%)하거나 구매 경험이 있고(11.9%)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22.2%)는 40%에 이른다. 이는 일본(27.2%)보다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오픈서베이 측은 “일본 뷰티 시장에서는 소셜미디어, 광고 등을 통해 K뷰티 개념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 미국 뷰티 시장에서는 구매 경험을 확대할 전략이 필요하다”을 제언했다.
뷰티 카테고리 중 스킨케어와 색조에 관한 관심의 경우 한국 소비자는 평균 6.15개로 미국(3.92개)과 일본(3.32개)의 2배가량 많은 제품을 사용하고, 과반수가 사용하는 제품도 6가지로 가장 많았다. 색조 제품은 미국 소비자가 평균 6.35개를 사용해 가장 많았으며 한국과 일본이 각각 6.13개, 5.00개로 뒤를 이었다.
스킨케어 제품 구매 시 고려할 요소로 한국과 일본 소비자는 효과와 사용감을 중시했으며 미국은 예산과 사용 경험, 할인 및 샘플 제공 여부, 브랜드의 사회·환경적 가치 추구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했다. 색조 제품 구매에서도 이러한 성향이 공통으로 나타나 미국 시장 공략 시 제품 외적인 요소를 만족하게 할 방안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와 관련해 한국 여성 10명 중 7명은 메이크업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미국은 2명, 일본은 4명 정도만 늘어날 것 같다고 응답해 시장 확대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