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지난달 13일 열린 관계 각료회의에서 오염수 방류 개시 시점에 대해 '올해 봄부터 여름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방류가 이뤄질 경우 국민 건강에 대한 우려는 물론 어업생산 및 수산물 소비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류된 오염수가 언제 우리 해역에 도달하는지를 분석한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연구진은 우선 일본의 정화시설로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3H, 트리튬)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또 발전소에서 약 1㎞ 앞바다에서 3월부터 10년간 최대 22조Bq(베크럴)로 방류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실시계획상 연간 최대 방출량입니다.
그 결과 삼중수소는 방출 2년 후 0.0001Bq/㎥의 농도가 해류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유입되고 4~5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유입돼 10년 후에는 약 0.001Bq/㎥ 내외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연구진은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가 ㎥당 172베크럴로 해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의 10만분의 1 수준이라며 분석기기로도 검출하기 어려운 낮은 농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돼도 안전하다는 얘기 같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생각은 다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시뮬레이션만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며 옳지 않다고 말합니다.
우선 일본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100여 개의 해양연구소가 소속돼 있는 전미해양연구소협회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는 ‘오염수가 보관된 각 탱크의 방사성 핵종 함량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의 부재,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부족’ 등을 근거로 일본 정부의 자료와 계획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또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바닷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만으로 평가해서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방사성물질의 생물학적 농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바다에 버려질 오염수에 포함된 많은 방사성 핵종은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의 반감기를 가지고 있고 갯지렁이 등의 저서생물을 오염시켜 결국 먹이사슬 꼭대기의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달 7일 후쿠시마현에서 잡힌 농어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이 1㎏당 85.5베크렐이 검출됐습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실시계획상 데이터를 기초자료로 활용했습니다. 연구진도 오염수 배출 방식(예, 오염수 농도 등)에 대한 검증된 정보가 확인될 경우 추가 시뮬레이션 시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원전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되면 국민 건강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국책연구원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국민 신뢰를 찾는 방안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