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의 다른 ‘주머니 사정’...금리도 물가도 안 먹히는 美, 지갑 안 여는 中

입력 2023-02-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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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소매판매, 긴축 기조에도 전월비 3% 증가
예상 웃돌아 탄탄한 고용시장·임금상승이 소비 뒷받침
중국, 올해 내수 활성화에 사활 걸어
다만 여전히 소비 심리는 위축된 상태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내수 사정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미국 경제는 가파른 금리인상에도 예상 밖 선전을 이어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이 깊어진 반면, 중국은 당국의 내수 진작에도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망치(1.8%)를 훌쩍 넘는 것이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1.1%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고, 2021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봐도 전 품목에서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전월 대비 5.9% 증가하며 전체 소매판매 강세를 견인했다. 온라인 소매판매는 1.3% 반등했고, 가구와 가전도 각각 4.4%. 3.5%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17.5% 급증해 연말 연휴 쇼핑 시즌이 아님에도 ‘깜짝’ 급증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1월 소매판매 증가세가 경제 성장 회복과 견고한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물가가 올랐지만, 고용시장 호조와 임금 상승세가 소비 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달에만 신규 일자리가 51만7000개 생겼고, 실업률은 3.4%로 196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할 사람보다 일자리가 더 많다 보니 임금이 오르게 돼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좋아졌고, 미국경제를 떠받치는 소비가 늘면서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산업 생산 역시 전월 대비 1.0% 증가해 3개월 만에 마이너스(-) 국면에서 벗어났다.

연초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전문가들도 줄줄이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당장 경기 침체가 없다는 관측에도 힘을 실었다.

다만 물가를 잡겠다고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왔던 연준으로서는 미국 경제의 예상 밖 ‘선전’에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금리 인상에도 고용 악화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상황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물가를 제대로 잡기 위해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고금리에도 ‘깜짝’ 경기 회복을 보이는 반면 중국은 ‘제로 코로나’로 위축됐던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공개된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 연설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올해 중국 내수 회복이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경제를 반등시킬 수단 중 하나로 내수 확대를 꼽으면서 “소비 회복과 확대를 우선순위에 두고, 정책 배려를 통해 사회 전체 투자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중국은 정부 차원의 코로나19 지원금이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터라 경기 불쏘시개가 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기록적으로 불어난 저축액의 상당 부분이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소비로 흘러 들어갈 것이란 기대와 달리 아직 소비 개선 조짐은 크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1월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37.9% 급감했고, 주택 판매는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14% 감소했다. 1월 소매판매는 내달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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