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의 탄소중립 수용력이 수도권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지역 경제산업구조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해 탄소중립에 관한 지역의 대응을 강화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시됐다.
12일 산업연구원(KIET)이 공개한 '지역의 탄소중립 수용력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의 탄소중립 수용력은 수도권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탄소중립 수용력을 지역이 2050 국가 탄소중립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받아들이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지수산출을 위해 민감도와 대응력을 세부 항목으로 나눠 분석했다. 민감도가 높을수록 수용력은 낮아지고, 대응력이 높을수록 수용력은 높아진다.
이에 따르면 정부 정책을 고려하지 않은 시나리오에선 강원, 전남, 제주, 충남이 상대적으로 수용력이 낮게 나타났다. 지역 내의 온실가스 배출이 높거나 녹색성장 산업 기반이 약하다는 의미다.
탈 석탄, 미래차전환, 다배출산업 규제 등 정부 정책을 고려했을 땐 수용력이 낮은 지역이 조금씩 달라진다. 다만 강원과 충남은 높은 민감도를 보여 탄소중립의 가장 큰 영향권이 있는 지역으로 꼽혔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산업구조 탓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은 저탄소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서울, 경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광역시에선 수용력이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탄소중립 수용성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원은 "일부 지역의 수용력은 정부 정책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기 때문에 신중하면서 일관적인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정책 추진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의 민감도를 낮추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지역의 경제 산업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바꾸거나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취약지역의 피해를 줄이는 정책 지원 등을 언급했다.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에 관한 지역의 대응력을 높이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지역 산업의 구조개선이나 혁신 역량을 올리는 건 탄소중립 개념이 등장하기 전부터 다양한 지역 정책에서 이미 시행했다"며 "기존 지역 정책에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반영, 연계해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인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