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빠진 뉴스타트 협정이 미 무기 증강 발목 잡아”
러시아 견제, 중 정찰풍선 논란까지 안보 논쟁 심화
중국이 미국보다 더 많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의회가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등의 핵전력 억지 방안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미국 전략사령부(USSC)는 연방 상‧하원 군사위원회에 ‘중국의 지상 ICBM 고정식 발사대와 이동식차량발사대(TEL) 수가 미국을 넘어섰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는 미 의회가 지난해 중국 견제를 위해 중국의 ICBM, ICBM 발사대 또는 핵탄두 수가 미국을 추월할 경우 이를 국회에 알리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보고다.
USSC는 다만 전체적인 핵, 미사일 능력은 미국이 앞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상 ICBM 발사대 외에도 잠수함 발사와 장거리 폭격 능력, 핵탄두 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지상 ICBM 발사대 중에는 미사일이 없는 빈 발사대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이 계속해서 핵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도 핵전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상 ICBM 발사대 수가 미국을 추월한 것도 중국의 핵 능력 야망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은 미국과 동등한 핵전력 수준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전력을 조정하고 강화해야 한다면 그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가 중국을 저지하기 위한 무기 증강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은 뉴스타트로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줄여야 하지만 중국은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뉴스타트에 중국을 동참시키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으나,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뉴스타트는 2026년 만료된다.
미국 내부에선 쉽지 않은 러시아 견제에 더해 최근 미군 ICBM 무기고 일부가 있는 본토 상공을 맴돈 중국의 정찰풍선 논란까지 더해져 안보 논쟁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미 국방부도 지난해 10월 공개한 국방전략서에서 중국을 “미래의 가장 개연성 있는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했다.
많은 미국 안보 관계자들은 현재 비어있는 중국의 지상 ICBM 발사대가 향후 10년 새 ICBM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