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쌓는 코인판…'고파이' 해결 위해 지분 매각한 이준행 대표

입력 2023-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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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고팍스에 고파이 출금 위한 유동성 공급
이 대표 지분 매각으로 고파이 사태 매듭지을 듯
권도형ㆍ샘 뱅크먼 프리드 비교 긍정적 평가 나와
고파이 상품 구체적 설명 부재는 아쉬운 점

이준행 고팍스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바이낸스의 고팍스 경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낸스가 산업회복기금(Industry Recovery Initiative, IRI)으로 고파이 예치금 출금을 위한 유동성을 1차로 공급했다. 이준행 대표는 사임했지만, 투자자들의 예치금 문제를 해결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고팍스는 주주 총회를 열고 이준행 대표의 사임을 결정했다. 본인 소유 지분을 매각하고 바이낸스와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다만 고팍스 관계자는 “지분 매각 비율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라면서 “이준행 대표가 고팍스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준행 대표가 대표로서 경영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설은 지난해부터 흘러나왔다. 지난해 11월 FTX사태로 인해 고팍스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상품은 제네시스 캐피탈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FTX 파산으로 인해 제네시스 트레이딩의 상환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후 고팍스는 공지에서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공지에서 언급한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에 대한 추측이 많았지만, 바이낸스가 가장 유력한 업체로 예측됐다.

지난 3일 고팍스가 바이낸스와 IRI 투자 협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언급돼 온 업체가 바이낸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팍스는 이날 고파이 출금을 위한 1차 유동성 공급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조건에 고파이 예치 금액 상환이 들어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신청 서류에 따르면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가 받아야 할 돈은 약 5676만 달러(700억 원) 수준이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 (이투데이)
▲이준행 고팍스 대표 (이투데이)

8일 이더스캔에 따르면 바이낸스 IRI 지갑에서 지난 3일 바이낸스달러(BUSD) 1490만 개(187억 원)가 출금됐다. 해당 금액이 고파이 출금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크립토 1세대와 달리 투자자 보호를 위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샘 뱅크먼 프리드 FTX 대표 등 크립토 업계에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온 인물들과 비교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팍스가 고파이 사태로 디폴트 사태가 발생했으면, 고파이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고팍스 소액 주주들과 투자사들도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이준행 대표 덕분에 극단적 상황에 이르지 않게 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한편으로는 고파이 상품을 펀드 판매와 비교했을 때 불완전판매로 판단돼 이준행 대표가 고파이 문제를 야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펀드 판매사의 경우 펀드를 판매할 때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하고 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고파이의 경우 고지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기본법이 없기 때문에 명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펀드 판매와 같은 유사한 사례를 적용했을 때 운용 대상자의 신용도 평가나 결과를 공유해주는 것이 맞다”라며 “결과적으로는 잘 해결되는 모양새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 소송전으로 가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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