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고 쌀 수급 안정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직불제 혜택을 비롯해 판로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전남 나주 농식품공무원교육원에서 2023년도 '논 하계조사료 사업 추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전략작물직불제 시행에 따른 '논 하계조사료 사업'에 대해 농가 및 조사료 경영체들의 이해를 돕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도입하는 전략작물직불제에 따라 지난해 벼를 재배하고 올해 하계에 신규로 조사료를 재배한 논에는 ㏊당 430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조사료는 한우, 젖소 등 반추가축 사육에 있어 필수적인 섬유질 사료다. 2021년 총수요량 431만5000톤 중 국내산 조사료는 129만9000톤이며 볏짚 301만6000톤, 수입산 조사료 90만3000톤으로 국내 조사료 자급률은 82.7%로 집계됐다.
다만 총수요량 대비 볏짚 공급량 비율이 약 70%로 양질의 조사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 지난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약 30~55% 상승하는 등 국내산 조사료 공급 확대를 위한 새로운 활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정부는 벼를 심었던 논에 하계조사료 재배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하계조사료는 벼 재배 등의 이유로 대부분 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8만5000~10만 톤의 국내산 조사료를 추가 확보하는 것은 물론 쌀 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논 하계조사료 사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종자 확보, 생산 관리, 판로 확보 등 단계별로 정책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주로 논 동계조사료를 재배하고 있는 조사료 전문단지(3만㏊) 등을 통해 목표 재배면적인 7000㏊를 확보한다. 신규로 진입하는 조사료 재배 농가의 원활한 생산 관리를 위해 축산과학원·지역 농축협 등으로 구성된 1:1 전담 기술 지원단도 상시 운영한다.
조사료 생산 기반 확충 사업, 식량작물 공동 경영체 육성 사업, 배수 개선 사업 등을 통해 적정 기계 장비 등도 지원한다.
또 하계조사료의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해 조사료 전문단지와 수요처인 한우협회·낙농육우협회 및 농축협 등과 연계를 강화해 계약재배를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 수입산 조사료 대신 하계조사료를 많이 사용하는 수요처에 대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월 말부터 농식품부는 사업이 종료될 때까지 종합상황실을 운영함으로써 사업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정운태 한국조사료협회장은 "논 하계조사료는 조사료 전문단지의 활성화뿐 아니라 조사료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축산 농가들까지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밭에서 재배해 오던 하계조사료를 논에서 재배해야 하는 만큼 배수 작업이 매우 중요하므로 기계 장비 지원을 전폭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경석 농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장은 "'논 하계조사료 사업' 등을 통해 국내산 조사료의 자급률을 높이고 축산농가의 경영안정 및 사료비 절감과 함께 구조적 과잉인 밥쌀용 벼 재배를 줄여 쌀 수급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논 하계조사료 사업 추진 설명회'는 전남을 시작으로 이달 20일까지 충북, 전북, 경북, 경남, 충남, 강원, 경기에서도 순차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