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철강 등 주요 품목 수출
진출 기업 피해 상황 현재까진 X
산업부 "계속해서 모니터링 중"
튀르키예가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보자 한국 무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튀르키예는 우리나라의 교역국 가운데 무역 규모가 지난해 기준 19위에 달하고, 유럽연합(EU)의 거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아직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정부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국내 기업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할 계획이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튀르키예가 강진으로 피해를 보면서 한국 무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생겼다.
지난해 한국이 튀르키예에 수출한 총금액은 77억2291만 달러로 나타났다. 수입은 13억8921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63억337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 금액이 6839억 달러였는데, 이 중 1.1%를 차지한다. 국가별로 봤을 땐 전체의 19위에 해당한다.
비중 자체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수출액이 한화 약 9조6750억 원에 달해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 비중으로 봤을 때 총수출에 직접적인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진 않다. 다만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순 있다"고 내다봤다.
튀르키예로 수출되는 품목 중에서는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산업의 비중이 크다. 석유화학은 21억 달러, 철강은 13억 달러, 수송 기계는 8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5%에 달한다. 석유화학이나 철강 수출에 일정 부분 타격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튀르키예는 EU로 가는 무역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요충지로 꼽힌다. 한국은 주요 거점으로 벨기에나 네덜란드를 활용하고 있어 당장 큰 타격은 없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탄불에 있는 트라이베카 해운은 튀르키예 지진으로 세이한의 터미널 일부를 8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세이한 항구는 아제르바이잔이 하루 평균 65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해온 곳이라 이 곳이 막히면 주변국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튀르키예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입은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발생 지점이 무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곳이 아니고, 주요 진출 도시인 이스탄불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지진 발생 지역은 워낙 내륙이고 접경지역이어서 진출 기업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진출한 도시는) 이스탄불 쪽이기 때문에 한참 떨어졌고, 항구도 이스탄불을 이용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추후 피해를 막기 위해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등 무역기관과 함께 구성한 수출 대응 기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계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다. 지속적으로 관찰해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도 "비자 발급 중단이나 수출입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건이 있으면 무역협회에서 소통 창구를 만든다. 진출 기업의 피해가 없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