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나선다. 인수 주체는 동원산업이다. 동원그룹은 맥도날드 인수를 통해 기존 식품 계열사와의 시너지와 종합생활산업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버거킹, KFC 등 지난해부터 들끓던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물 시장은 외식업 시장 침체와 함께 가맹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수익성 문제로 매각이 줄곧 좌초돼왔다. 동원산업의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맥도날드의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이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동원산업이 지난달 17일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지난주 1차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가 매물로 나온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지난해 6월 한국맥도날드 매각에 나서며 전략적 파트너십 대상을 찾은 바 있다. 2016년에도 한국맥도날드 매각이 추진됐으나 성사되지 않아 본사가 직접 운영해왔다. 당시 매일유업, 글로벌 사모펀드 회사 칼라일이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매일유업의 포기로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맥도날드 지분은 본사가 100% 들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 마켓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외부 전문 기관과 함께 여러 옵션을 검토 중에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적절한 시점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신사업 투자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신사업의 연착륙을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한다는 구상이다.
당시 동원산업 측은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맥도날드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동원산업의 외식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더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F&B 등 동원산업이 보유한 식음료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동원산업은 기존 수산업 이외에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그룹 몸집을 부풀려왔다. 2008년 미국 참치 통조림 제조업체 스타키스트, 2012년 대한은박지,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 등 계열사만 10개를 웃돈다.
한국맥도날드가 동원산업 품에 안긴 데도 수익성은 풀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일명 ‘오바마 버거’가 국내 상륙 론칭 반년 만에 사업을 접은 것에서 보듯 국내 햄버거 시장 경쟁이 격화한 데다 가맹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수익성 개선이 늘 문제점으로 꼽혀왔던 탓이다. 실제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3년간 내리 적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9.7% 늘어난 8679억 원, 영업손실 27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매각 협상이 극 초반인 만큼 동원산업은 전할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검토 수준도 아니고 지금 시점으로는 확정된 것이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