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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주 잘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 '이순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경상남도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기획, 제작한 뮤지컬이다. 또한 지난해 8월 통영한산대첩축제와 동국대 만해광장 야외공연에서 공연되면서 수정, 보완의 과정을 거쳐 내달 3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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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서울 공연이 의미가 있는 건 공연장이 충무공 이순신의 탄생지인 서울 중구의 충무아트홀이라는 점이다.
이는 공공재원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콘텐츠가 시민들의 문화향수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경상남도와 서울시 중구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 성사됐다.
뮤지컬 '이순신'의 작가이자 연출가는 문화게릴라로 유명한 이윤택이 맡았고, 작곡가 강상구, 국악작곡가 원일, 지난해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한 안무가 김윤규 등 국내 정상급 예술가들이 한 팀을 이뤘다.
또한 주연배우 민영기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총 50여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뮤지컬 '이순신'은 조선통신사 황윤길과 김성일이 대마도주 종의지의 안내를 받아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난 후, 귀국해 서로 다른 관점들을 제시하면서 시작된다.
전쟁이 발발하자 종의지는 장인인 고니시 유키나카의 1군단 선봉장으로 참전해 부산을 거쳐 서울, 평양까지 진격하고 선조는 의주로 피신한다.
전쟁 발발 1년 전에 전라좌수사로 임명된 이순신은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사천해전에서 조선인 포로를 구출해 내고 포로로 잡힌 왜인도 인도적 차원에서 데리고 온다.
뮤지컬 '이순신'은 지난해 초연 당시 8000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관객들의 절대적 호응을 끌어낸 바 있다.
뮤지컬 '이순신'은 기존의 라이센스, 상업뮤지컬이 다루는 사랑, 코믹, 일상의 소재적 한계를 뛰어넘어 전쟁과 인간, 권력과 민중, 삶과 죽음 등 사회와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작품성을 담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극작가 이윤택은 "이순신, 선조, 도요토미, 종의지에게서 해체된 세계, 분열된 자아의 모습을 발견한다"며 "이순신의 전쟁은 삶의 정당성을 되찾기 위한 세상과의 싸움이며,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현실과 이상, 공포와 삶의 환희 사이에서 점점 미쳐가는 자신과의 싸움이며 따라서 이순신의 전쟁은 지금 여기서도 계속된다"고 말했다.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이후 다시 만난 연출가 이윤택과 배우 민영기와의 만남이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 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