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의료원은 한국 근대의학의 선구자 올리버 R. 에비슨 박사 내한 130주년을 맞이해 ‘오늘도 우리와 함께’라는 주제로 에비슨 동상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5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종합관 4층 아트리움에서 열린다. 에비슨 박사 동상의 연혁을 알 수 있는 사진은 물론 세브란스 구성원이 동상과 함께한 추억이 담긴 사진도 관람할 수 있다.
에비슨 박사는 국내 의료 및 의학교육 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로 독립운동가 부상자 치료,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 상황을 담은 책자 발행 등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역할도 도맡아 해 국가보훈처가 선정하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소개되기도 했다.
1980년 6월 영국 오크셔주에서 태어난 에비슨 박사는 6세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해 온타리오 주에서 성장했다. 토론도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890년 의사 자격을 얻었고,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약리학 강사로 활동했다. 미 북장로회 선교사인 언더우드가 토론토대학을 방문해 한국 선교사 활동 지원을 호소하는 강연을 감명 깊게 들은 에비슨 박사는 가족과 함께 1892년 6월 한국 북장로회 의료선교사로서 부임했다.
같은 해 11월 에비슨 박사는 제중원 4대 원장으로 임명돼 고종의 시의 역할을 했다. 1899년 제중원 안에서 의학교육을 시작했고 1900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에 참석해 한국 의료선교 후원을 호소했다. 이때 클리블랜드의 부호 세브란스에게 1만 달러를 지원받아 이 기부금을 제중원을 남대문 앞으로 신축 이전하며 세브란스병원으로 개명했다.
에비슨 박사는 한국의 근대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병원 내 의학교를 설치해 운영했다. 1908년 7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했고, 1913년에는 여러 기독교 교파의 의학교육 참여를 이끌어 세브란스연합의학교로 학교명 변경과 신식 의학교육 환경을 조성했다. 또 1906년 쉴즈 박사에게 부탁해 세브란스 간호부양성소를 맡겨 우수한 간호인력 양성에 힘썼고, 1915년 미국 치과선교사 쉐플리 박사를 초청해 한국 최초 근대 치의학교육과 진료가 이뤄지게 만들었다.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자인 언더우드가 사망한 후 에비슨 박사는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와 함께 양 학교 교장직을 맡아오며 한국 고등교육 발전에 이바지했다. 이후 양 학교는 합동해 오늘날의 ‘연세대학교’로 다시 태어났다. 또 1935년 선교사 은퇴 후 미국으로 귀환해 기독교인친한회(The Christian Friends of Korea) 총무 겸 재무를 맡아 대한민국임시정부 승인과 독립운동 지원을 호소하는 활동을 하며 독립운동에도 적극 기여했다.
한편, 에비슨 동상은 세브란스연합전문의학교 동창회에서 건립비용을 모금해 1928년에 처음 세워졌다. 그러나 1941년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1942년 에비슨 동상을 녹여 군수물자로 사용했다. 연세대의료원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40년 넘게 한국을 위해 헌신하고 한국의학과 고등교육 성장을 주도한 에비슨 박사를 기리기 위해 1966년 다시 동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