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9%.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전체 수입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호주와 핵심광물 협력에 나섰다.
30일 이 장관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마크 메그완 서호주 총리와 만나 핵심광물, 청정수소 및 암모니아, 그린철강 등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서호주는 철강과 리튬, 코발트 등 핵심광물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리튬 생산량은 세계 1위, 코발트는 3위, 희토류는 4위, 니켈은 5위에 달한다.
양측은 핵심광물을 비롯해 CCUS, 그린 철강 등 지속적인 에너지 협력 강화를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 장관은 "서호주가 리튬, 코발트 등 핵심광물의 보고이며 안정적인 투자 환경이라 한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핵심지역"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서호주 지역에 한국 기업이 투자 검토 중인 그린 수소와 암모니아 사업에 대해 인센티브 제공과 인프라 구축 등 지원을 해준다면 양국의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그완 총리도 수소 및 암모니아, 핵심광물, 그린 철강 등에서 한국과 서호주가 성공적인 협력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장관의 이날 행보는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한국의 핵심광물 수입은 대중 의존도가 더 높아진 상태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 리튬의 전체 수입액 중 87.9%에 달하는 32억3000만 달러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 2021년보다 4.1%포인트(p) 높은 수치다. 코발트는 72.8%, 천연흑연은 94%가 중국산이었다.
대중 의존도가 커지면 미국의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등 위험도가 커진다. 미국이 IRA 핵심광물 요건 시행을 두 달 후부터 적용하게 되면서 배터리 업계는 대중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IRA 핵심광물 요건에 따르면 북미 지역이나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 사용한 배터리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산업부는 이번 협력을 통해 핵심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호주를 비롯해 칠레, 아르헨티나 등 여러 나라와 핵심광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자체적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호주 업체, SK온은 호주·칠레 업체, 삼성SDI는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양극재 생산기업을 출자하고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이 장관은 "한국은 원전 활용 확대와 재생에너지, 수소 등 합리적 에너지 믹스를 통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 배터리,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확대의 핵심인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호주와 에너지 협력 강화를 통해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해외 청정수소 확보 기반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