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2003년부터 2022년까지 20년간 단 세 차례만 제외하고 순매수를 기록했다. 규모만 해도 63조6000억 원이다. 반면 기관은 2008년, 2011년을 제외하고 총 18번, 33조30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순매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선 다른 양상을 보이는 기관이 유독 왜 코스닥 시장에서만 매년 개인에게 물량을 떠넘길까?
범인은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탈(VC)이다. 비상장 상태에서 투자했던 PE와 VC들이 기업공개(IPO) 후 상장 초기 고점에서 장내매도해 물량을 털어내는 엑싯(투자금 회수)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미들은 매번 고점에 그 물량을 받아 이른바 ‘존버’만 하다 결국 주식시장을 떠나게 되는 절차다.
주식시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시장 참여자에게 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20년 넘게 PE와 VC는 이를 탈출구로 사용 중이다. 개인은 부의 증식은커녕 아낌없이 사주다 빈털터리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GDP 규모는 지난 2005년에 비해 70% 가까이 올랐지만, 지수는 그때 그 시절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이 저평가 받는 이유 중 하나인 이 상황에 관심이 있을까? 상장 기념식에서 축하 박수만 칠 것이 아니라 이젠 시장 참여자에 관심을 가질 때다.
차라리 코스닥을 코스피에 합치는 안을 고려해 보는 건 어떨까? 영원한 2부 리그인 코스닥 수준을 나스닥처럼 끌어올릴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