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궐련형 전자담배(HNB)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필립모리스와 KT&G가 신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BAT로스만스도 올해 새 디바이스 출시로 맞불을 놓는다. 소비자 요구 분석에 기반해 회사 역량을 모아 신제품을 내놓는 만큼 향후 시장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BAT로스만스(이하 BAY)는 다음달 궐련형 전자담배 브랜드 ‘글로(glo)’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BAT는 2017년 국내 시장에 글로를 처음 선보인 후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신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해 왔다. 특히 다음달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선보일 신제품에 대해 BAT측은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제품은 꾸준한 소비자 요구 분석을 통해 개발했다”며 “BAT의 역량을 총집합해 선보이는 제품인 만큼 향후 대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은 지난해 하반기 새로운 디바이스 출시로 불이 붙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1위 사업자 수성을 위해, 한국필립모리스는 KT&G에 빼앗긴 1위를 되찾기 위해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였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작년 10월 ‘아이코스 일루마(IQOS ILUMA)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했다. 제품은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IQOS ILUMA PRIME)과 아이코스 일루마(IQOS ILUMA)의 두 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기존 제품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블레이드를 없앤 새로운 방식의 담배 가열 시스템을 적용해 사용 후 청소할 필요를 없앴다. 또 전용 담배 스틱 삽입 시 자동으로 작동하는 ‘오토스타트’ 등의 기능도 신규 적용했다.
KT&G도 11월 ‘릴 에이블(lil AIBLE)’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자동가열, 청소 불편 해소, 3회 연속 사용 등 기존 제품들의 편의 기능은 유지했으며 ‘스마트(SMART) AI’ 기술을 탑재해 최적의 사용환경을 제공한다. 또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OLED 터치스크린을 통해 메시지나 전화 알림, 날씨 및 캘린더 정보도 확인하는 등 제품 차별성을 극대화했다.
세 사업자가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HNB 시장 성장세가 상당해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전체 담배 시장에서 HNB 시장의 비중은 2017년 2.2%에서 2022년 상반기 기준 14.5%로 상승했다. 또 유로모니터 집계에 의하면 국내 HBN은 2017년 3597억 원에서 지난해 1조8151억 원으로 대폭 늘었고, 오는 2025년 2조5000억 전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BAT로스만스 등 담배 제조사들은 직접 임상시험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 궐련보다 90~95% 유해성이 적다고 주장한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비연소 대체 제품을 100개국에 출시하고, 최소 4000만 명 이상의 성인 흡연자가 비연소 대제 제품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비연소 제품의 순매출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BAT그룹은 2030년까지 자사 비연소 제품군 소비자 5000만 명 확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KT&G는 지난 26일 ‘KT&G 미래 비전 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톱 티어(Top-Tier)’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그룹 목표와 청사진을 공개했다. 백복인 사장은 향후 5년간 핵심 사업에 약 4조 원을 투자해, 2027년 NGP(전자담배 등 신사업)에서 2조 원, 전체 매출 10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