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 포화가 더 빨리 다가올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조 포화 시점 발표를 조만간 발표한다. 국회에선 핵폐기물 법안 논의가 첫발을 뗐지만, 법안 통과와 처분장 마련까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부는 변경된 수조 포화 시점을 조만간 발표한다.
수조 포화 시점은 원전 부지 내 사용을 다 한 핵연료를 임시로 저장해두는 습식저장시설이 꽉 차는 시기를 말한다. 현재 한국에는 사용후핵연료를 폐기물로 처분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서, 원전 내에 임시로 저장시설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뜨거운 핵연료를 물에 담가서 식혀놓는 방식이다.
포화 시점이 임박한다는 건 핵폐기물을 더는 저장할 공간이 없다는 말이 된다. 이에 폐기물을 처분할 수 있는 고준위 방폐물 처리장 마련이 필요한데, 관련 법이 이제야 국회에서 처음으로 논의된 상태다.
지난 정부 때 포화 시점은 가장 빠른 한빛 원전이 2031년으로 나타났다. 2031년이 되면 한빛 원전 내 임시로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공간이 꽉 찬다는 말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2024년으로 봤는데, 더 늦춰진 것이다.
한빛 원전 외에 고리 원전도 포화율이 83.8%로 2031년, 한울 원전이 포화율 80.8%로 2032년 순이었다. 새울 원전은 포화율 19%에 2066년, 신월성 원전은 포화율 62.9%에 2044년으로 나타났다.
이번 정부에선 포화 시점을 다시 계산하겠다고 했다. 고준위 방폐물 처리장 마련을 위해 포화 시점이 중요한 근거가 되는 만큼, 제대로 계산해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국회에서 고준위법이 첫 논의를 뗐기에 포화 시점은 법 통과를 위한 설득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21년 발표 때보다 포화 시점은 조금 더 당겨질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 1년에서 2년 정도 포화 시점은 당겨진다. 현재 기준으로 6~7년 정도밖에 포화가 남지 않았다는 점을 국회에 전달하고, 2월 내로 법안 통과를 설득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본부별 사용후핵연료 저장현황에 따르면 현재 고리 원전과 한빛 원전 모두 포화율이 2021년보다 올랐다. 고리 원전은 포화율이 85.9%로 2.1%포인트(p) 상승했고, 한울 원전은 1.7%p 늘었다. 계산을 다시 하면 포화 예상연도가 앞당겨질 수 있다.
국회는 관련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고준위법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제 법안 소위로 법을 넘겨 축조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더디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현재 산자위에선 구체적인 법안 소위 일정을 정하지 않았고, 이르면 다음 달 중에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