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시안 자매에 힐턴까지, 할리우드는 대리모 출산 붐?…국내선 법 사각지대 [이슈크래커]

입력 2023-01-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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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패리스 힐튼 트위터)
▲(출처=패리스 힐튼 트위터)

힐튼 호텔 상속인이자 할리우드 ‘셀럽’ 패리스 힐튼이 득남 소식을 알렸습니다. 힐튼은 25일(한국시간) SNS에 그의 손가락을 쥐고 있는 작은 아기 사진과 함께 “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랑받고 있단다”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자식 사랑은 여느 엄마와 다르지 않지만,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대리모 출산을 통해 얻은 아이라는 거죠. 우리에게 대리모는 낯설지만, 미국 할리우드 등 해외에서는 대리모 출산을 택하는 이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해외선 난임·동성 부부가 ‘대리모’ 선택…몸매 걱정도 한 이유

할리우드의 많은 난임·불임 부부들이 대리모 출산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힐튼은 2008년부터 “아이를 원한다”고 말해왔는데요.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어 대리모 출산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게 대리모 출산을 추천한 킴 카다시안 또한 두 명의 자녀를 출산한 후 대리모를 통해 셋째, 넷째 아이를 얻었습니다. 앞선 두 번의 임신에서 자간전증(임신중독증)으로 고생했었기 때문입니다. 동성 부부가 대리모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영국 남성 가수 엘튼 존은 2005년 동성의 연인과 결혼식을 올렸는데요. 이들은 대리모 출산을 통해 두 자녀를 안았습니다.

출산으로 몸매나 건강이 망가질 것을 우려하는 여성들이 대리모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킴 카다시안의 동생 클로에 카다시안은 언니의 추천으로 지난해 대리모를 통해 둘째를 출산했는데요. 패션 잡지 바자(BAZAAR)는 “클로에가 몸에 부담 주는 걸 피하고 싶어서 대리모를 선택했다”고 전했습니다.

호주 모나시 대학이 2020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대리모 출산에 평균 13만 달러(약 1억6010만 원)가 필요합니다. 돈 걱정 없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대리모 출산은 점점 늘고 있죠.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리모 출산이 임신과 출산을 상업화한다는 건데요. 대리모 출산에 내몰리는 빈곤층 여성에 대한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계 없음(AP/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계 없음(AP/뉴시스)

한국선 17년 전 ‘대리모법’ 발의됐지만 무산…‘양육권=대리모’ 판례도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한국은 대리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생명윤리법 제 23조는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하거나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2011년에는 불임부부와 대리모 브로커, 돈을 받고 난자를 제공한 여성 2명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다만 대리모 9명은 처벌받지 않았는데요. 이들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관련법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6년 4월에는 돈을 주고받지 않는 대리모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체외수정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대리모계약을 무효로 규정하고 의사가 대리모 계약 사실을 알고도 인공수정 시술을 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의료보조생식에 관한 법률안’도 나왔죠. 그러나 해당 법안들은 모두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2018년 법원이 대리모를 통해 출산한 자녀의 양육권은 의뢰인 부부가 아닌 대리모에 있다고 판결했는데요. 거액을 주고 대리모에 출산을 부탁했더라도, 추후 대리모가 아기를 기르겠다고 나서면 의뢰인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재판부가 부모의 결정 기준을 ‘모(母)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한국에서 할리우드처럼 대리모 출산 소식이 들려오는 일은 없을 전망입니다.

▲2015년 10월 영국인 부부가 인도에서 대리모 출산을 통해 얻은 아이. 인도는 2019년 상업적 대리모를 금지했다.(AP/뉴시스)
▲2015년 10월 영국인 부부가 인도에서 대리모 출산을 통해 얻은 아이. 인도는 2019년 상업적 대리모를 금지했다.(AP/뉴시스)

나라마다 다른 법…‘상업적 대리모’ 허용 국가는 ‘임신 하청’ 이뤄지기도

사람마다 견해가 다른 만큼 해외에서도 대리모 출산에 대한 법적 입장은 천차만별입니다. 대리모는 크게 금전적 대가를 주고받지 않는 ‘이타적 대리모’와 금전적 대가에 따른 ‘상업적 대리모’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상업적·이타적 대리모를 모두 허용하는 곳은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을 비롯한 미국 일부 주(州), 우크라이나, 러시아 정도입니다. 패리스 힐튼, 킴 카다시안 등 많은 할리우드 스타가 캘리포니아에서 대리모 출산을 선택하는 건 이 때문이죠. 우크라이나는 이들 국가 중에서도 출산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대리모 출산에 드는 비용이 미국의 반에 못 미치는 4만3000달러(약 5293만 원)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뉴욕주, 영국, 호주, 캐나다, 베트남, 인도 등은 상업적 대리모는 금지하되, 이타적 대리모는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대개 금전적 거래를 금지하는 것과 함께 대리모는 출산 경험이 있거나 의뢰인 부부의 친인척이어야 한다는 등의 제한 규정을 두고 있죠. 특히 대리모 산업을 전면 허용하던 인도는 2019년 법안을 개정해 상업적 대리모를 금지했는데요. 한때 ‘아기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외국인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한 대리모 산업이 활발했으나 빈곤층 여성들이 생활비를 위해 대리모를 선택하는 등 ‘대리모 착취’가 빈번해져 내린 결단입니다. 인도에서 이타적 대리모 출산을 위해선 의뢰인이 대리모와 가까운 친척이고, 5년 이상 관계를 유지 중인 부부여야 하죠.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서유럽 주요국, 중국 등은 대리모를 전면 금지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명문화된 규정은 없으나, 대리모 계약을 인정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대리모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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