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본업 외에 부업을 통해 과외 수입을 올린 취업자가 54만 명을 넘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 인구는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은 임시직이나 시간제 위주의 일자리에 종사하면서 부업을 통해 생계 소득을 보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본지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주된 업무 외에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은 54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명(7.9%) 증가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역대 최대다.
부업자는 2017년(41만9000명), 2018년(43만3000명), 2019년(47만3000명)에 3년째 증가세를 보이다가 코로나 사태가 있었던 2020년에는 44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2021년(50만6000명)에는 처음으로 50만 명대를 돌파하며 증가세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연령별로 보면, 부업 인구는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늘어났다. 지난해 60세 이상 부업 인구는 21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2000명(17.3%)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부업 인구 중 39.7%에 달했으며, 전체 증가분의 80%를 차지했다. 20대와 30대 청년층도 1년 전보다 각각 3000명(8.3%), 2000명(3.0%) 늘었다. 40대는 7000명(7.9%) 증가했고, 50대는 1000명(0.8%) 감소했다.
고령층 부업 인구는 주로 임시직, 시간제 위주의 일자리에 종사하며 부업을 통해 생계 소득을 보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의 상용직 비중은 26.4%로 전체 취업자 중 상용직 비율(55.8%)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반면, 임시직 비중(25.7%)과 일용근로자 비중(6.2%)은 전체 취업자의 구성 비중을 각각 9.1%포인트(p), 2.2%p씩 웃돌았다.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는 상용근로자,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근로자는 임시근로자로 분류된다.
부업자는 주로 상용직 근로자와 직원을 두지 않고 홀로 일하는 '나홀로 사장님'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18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명(10.8%) 증가함.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된 업무의 수입이 감소하자 '부업'에 나선 것이다. 고용형태가 불안정한 임시근로자도 지난해 14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8만 명(5.9%) 증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부업 인구도 1만3000명(9.3%) 늘어난 1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사태로 경영이 악화하자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등을 도입해 무인점포를 차리거나 배달 라이더, 대리기사 등 부업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상당수인 농림·어업 취업자가 늘어난 것 또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