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당일, 한남동 관저서 가족·지인과 함께 보내
영상 메시지 대신해 "정부·민간 역량 모아 도약"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설 당일인 22일을 비롯한 연휴 기간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조용한 명절을 보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 가족과 가까운 지인을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경호 인력을 제외한 조리사 등 관저 직원들을 가족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손님들에겐 직접 떡국 등을 만들어 대접했다. 대통령이 명절 연휴 동안 관저 직원들이 가족들과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관저에서 근무한 한 직원은 "이런 일은 처음이다. 대통령님의 배려에 감사하고 이에 부응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근무하겠다"고 했다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추석과 달리 이번 설엔 민생 행보보단 가족과의 시간을 택한 것은 연휴 첫날인 21일까지 6박8일 간의 UAE(아랍에미리트)·스위스 순방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14∼17일 한·UAE 수교 이래 첫 국빈 방문을 통해 대규모 투자(300억 달러) 및 다수의 양해각서(MOU, 48건) 등의 성과를 이끌어낸 후 18~19일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2023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9년 만에 참석한 후 21일 귀국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인 9월9일 중구 명동성당에 있는 무료 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정오께 통인시장을 깜짝 방문하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명절 편히 쇠십시오. 민생은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외쳤다. 또 추석 당일인 10일엔 서울의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중대를 방문해 부대 간부 및 병사 4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설 명절 메시지로 대신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21일 오전 공개된 설 명절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번 UAE와 다보스 순방은 우리 국민과 기업인들이 세계 무대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일정을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며 "나라 안팎으로 녹록지 않지만, 정부와 민간이 하나 돼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또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을 새해에는 보다 더 따뜻하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부터 대통령실 내부 보고 등 일상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