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최고치’…구리 가격 폭등에도 전선업계 웃는 이유

입력 2023-01-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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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 톤당 9000달러 돌파…올해 더 오른다
구릿값 판가 연동하는 전선업계는 ‘호재’
“악영향 없어…도리어 매출 외형 확대에 도움”

▲LS전선 구리케이블. (연합뉴스)
▲LS전선 구리케이블. (연합뉴스)

최근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구리 가격을 판가에 연동하는 전선업계가 호재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구리 가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제 구리 가격은 톤(t)당 9273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재고 감소에 따라 구리 가격은 최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톤당 900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통상적으로 구리 가격의 강세는 LS전선, 대한전선 등 전선업계에 호재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는 ‘에스컬레이션’(물가변동과 계약금액을 연동하는 제도) 조항 덕분이다. 이 조항 덕에 전선업체들은 구리 가격이 오를수록 판가를 조정해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오히려 매출 상승으로 이어져 외형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셈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적기 반영하기 어려운 다른 제조업과는 대조적이다.

또 전선업체들은 구리 재고를 쌓아두기 때문에 구매 당시보다 가격이 오르면 값 상승에 대한 이익도 얻을 수 있다. 구리는 전선 제품 원자재 가격 비중의 65%를 차지하는 주요 재료다. 이 때문에 전선업체들은 연간단위 계약, 선물 거래를 통해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을 헤징(hedging)하며 적절한 값에 구리를 사들인다. 업체별로 구리 보유량은 다르지만, 평균값에 맞춰 구리를 구매·보유하면 차익을 얻는 구조다.

최근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구리 가격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구리 가격이 올해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부문 대표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톤당 1만15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리 가격 상승세에 대해 “구리 광석을 구리 제품으로 제조하는 중국 제련 업체의 병목현상 때문”이라며 “셧다운으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중국 구리 재고가 2주가량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제품 상승으로 인해 전선 시장의 수요 위축을 우려한다. 그러나 전선업체가 생산하는 전기동, 전선 등은 인프라 구축 등에 필수적이고 대체재가 마땅하지 않아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전선 제품 생산에 구리가 워낙 중요한 만큼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한 상태”라며 “구리 가격이 오르더라도 다른 업계처럼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올해 실적을 확대할 기회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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