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66) 감독과 베트남과 5년 동행이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은 16일 태국 빠툼 타니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에 0-1로 패했다. 1,2차전 합계 2-3으로 밀린 베트남은 우승컵을 태국에 내줬다.
박 감독은 준우승과 함께 베트남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박 감독은 10월 "지금이 베트남을 떠날 가장 적기라는 판단을 했다"며 이 대회를 마치고 사령탑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베트남축구협회에 전달한 바 있다.
2017년 9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다친 선수에겐 직접 발 마사지를 해주고, 생일 맞은 선수에겐 손편지를 쓰는 자상함을 보여주다가도 선수들이 긴장을 늦출 때는 불같이 화를 냈다. 박 감독의 뜨거운 리더십으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다.
그는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치른 세 차례 AFF컵에서 우승(2018년), 4강(2020년)에 이어 올해 준우승의 성과를 이뤘다.
태국을 넘지 못한 박항서 감독이지만 베트남을 동남아 최강 반열에 올려놓은 성과를 절대 잊을 수 없다. 박 감독이 맡긴 전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30위에 불과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동안 베트남의 최고 순위는 2021년 92위였다. 처음 선임됐을 때와 비교해 최대 38계단이나 상승했다.
박 감독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베트남에 마지막 우승을 선사하고픈 욕심이 강했으나 태국의 벽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으로 베트남에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선수들은 오늘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베트남어로 '감사합니다, 박항서!'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박 감독은 "5년 동안 많은 베트남 국민에게 뜨거운 격려를 받았다. 그 마음을 어떻게 잊겠나. 항상 마음 깊이 새기고 간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