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장·용산구청장 구속…17명 불구속 송치
행안부장관·서울시장·경찰청장 등은 무혐의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74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관련자 23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에 대해선 수사를 종결하기로 했다.
손제한 특별수사본부장은 13일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기관인 경찰, 구청,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2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해 그중 혐의가 중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을 구속 송치했다”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17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뒤인 지난해 11월 1일 501명 규모로 출범한 특수본은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관할하는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 용산소방서 소속 공무원을 상대로 74일간 수사를 진행했다.
이번 수사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총 23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특수본은 “관할 지자체와 경찰, 소방 등 법령상 재난안전 예방·대응 의무가 있는 기관들이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거나, 부실한 대책을 수립하는 등 제대로 된 예방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참사 이후에도 기관별로 법령과 매뉴얼에 따른 인명구조나 현장 통제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용산서 정보관이 핼러윈 인파 급증을 예상해 작성한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등)를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등 2명도 구속 송치했다. 이미 지난달 기소된 두 사람은 재판을 앞둔 상황이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 정대경 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 등 서울청 간부 3명은 핼러윈 축제에 인파가 몰릴 것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용산서 112팀장 등 용산서와 이태원 파출소 소속 경찰공무원 5명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참사 이후 구조 지휘 책임을 맡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용산소방서 이모 현장지휘팀장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유승재 부구청장 등 용산구청 공무원 2명과 최재원 용산구 보건소장, 송은영 이태원역장, 이권수 서울교통공사 동묘영업사업소장 역시 불구속 송치했다.
참사 현장 인근에 불법 구조물을 세워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이사와 이 호텔 별관 1층 주점 프로스트의 대표도 불구속 송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등은 재난안전법상 특정 지역의 다중운집 위험에 대한 구체적 주의의무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아울러 특수본은 수사 과정에서 직무상 비위가 발견된 서울시와 행안부 등 공무원 15명에 대해선 범죄가 성립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징계 등 내부 조치를 하도록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
그간 이태원 참사의 진상 확인과 책임 규명을 위해 수사해 온 특수본은 정부기관·지자체·교통공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압수물 14만여 점을 분석하고, 사건관계자 538명에 대한 조사를 이어왔다.
이날 수사를 마무리한 특수본은 단계적으로 해산할 계획이다. 이어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등에서 관련 진행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