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인상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2021년 8월 이후 기준금리는 1년 5개월 동안 연 0.50%에서 3.50%로 3.00%포인트(p) 올랐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 만큼 오른다고 볼 때 가계와 기업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64조 원(가계 40조 원·기업 24조 원) 이상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고 대출금리도 동일한 인상 폭으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전체 가계대출자의 이자는 약 3조3000억 원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 추정치(평균 74.2%)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이 계산대로라면 기준금리가 3.00%p 오른 동안 가계대출 이자가 39조6000억 원 늘어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울러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16만4000원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2021년 8월 이후 대출자 한 사람의 연이자도 무려 196만8000원씩 불어난 셈이다.
실제 대출자들의 부담은 크게 늘고 있다. 6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080~8.110% 수준으로, 상단이 이미 8%를 넘어섰다.
주담대 대출 금리가 급등하기 전 주택담보 대출로 2020년 은행에서 4억 원가량을 빌린 직장인 A 씨의 경우 돈을 빌렸던 2020년 11월 매달 180만 원(금리 연 2.98%)가량을 상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현재 5% 후반 대 금리를 적용받으면서 월 납입액이 240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관건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지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이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 5%대를 기록하던 시중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연 4%대 초반으로 하락했고, 대출금리도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실질 금리를 낮추고 있다.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 0.25%p 인상 시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2조 원 늘어난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1년 5개월 새 불어난 기업대출 이자만 24조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이자 39조6000억 원에 기업대출 이자 24조 원을 더하면 1년 5개월 새 불어난 이자만 63조6000억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