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물을 부어줘야 할 것”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이 “오늘부터 2주 후까지 게임산업 진흥에 필요한 정책을 정리해서 발표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위 학회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토즈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K 콘텐츠 예산 총지출 규모가 8442억 원이라는데 올해 게임 예산이 얼마나 예정돼 있는지 정중히 질의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년도 제작 사업 도입한다는 것을 어떻게 간판정책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지 실망스럽다”며 “혹시 장관님은 게임을 혐오하시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 “대기업의 독과점을 깨고 소규모 개발사를 집중 지원해서 물량 작전으로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게임 산업 생태계를 물갈이하고 지속적으로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물을 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포츠도 프로가 아니라 아마추어 구단을 몇천 개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소수 잘하는 엘리트를 뽑아서 하는 것은 오래 못 간다”고 말했다.
플레이 투 언(P2E) 게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위 학회장은 “P2E는 게임의 미래가 아니고, 허용하려면 몇 가지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고 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과 연결고리를 끊을 것 △청소년의 게임 진입을 막을 것 △코인의 안정성을 확보할 것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어느 업체도 수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메타버스’는 하강기에 접어들었다고 봤다. 위 학회장은 “메타버스는 이전 키워드였던 AR과 VR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미 하강기에 접어들어 내버려 둬도 죽을 기업은 죽고, 수익모델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에 메타버스는 자율규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게임 질병코드 등재 관련 통계청의 행태도 비판했다. 그는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을 바꿔야 한다’고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명확하게 약속했다”며 “이를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특히 위 학회장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이 빠르게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규제 방안을 다룬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국회 통과가 불발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윤덕 의원의 강한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위 학회장은 “30일 소위원회, 31일 전체회의가 열린다”며 “지난번 법안 통과를 막은 김 의원이 책임지고 통과시키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 학회장은 이날 “게임산업의 생태계를 복구하고 활력을 되찾으려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며 “대형 게임사 1세대 창업자는 이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기도 했다.